대선국면 본격화…정치권은 공약 트집 잡기 중 

대선국면 본격화…정치권은 공약 트집 잡기 중 

기사승인 2025-04-23 06:00:09
국회의사당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선거가 임박할수록 상대 진영에 대한 비방 수위는 더 높아진다. 특히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 공약을 문제 삼는다. 국민의힘은 최근 지역순회 경선에서 압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공약을 표적으로 삼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출마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후보를 압축하지 못한 보수 진영에선 최후1인이 되기 위한 신경전도 목격되고 있다.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힘은 이재명 후보 기본소득 공약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며 재정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힘은 이 후보의 1호 공약인 AI 정책으로도 총구를 겨눴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후보는 ‘한국형 챗GPT 전국민 무료 제공’과 ‘100조 원 투자로 AI 기본사회 조성’ 등을 빈 깡통이라고 비판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확보와 데이터센터 설립 등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힘은 또한 법률소비자연맹 자료를 인용해 이 후보 공약이행 비율이 63.8%에 불과하다며 차기 지도자로서 부적합하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민주당도 반격에 나섰다. 한동훈 후보가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감원하겠다고 피력하자 선거철 반짝 인기를 위한 ‘떴다방’식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의 노동 중심 보수실용정부도 의문점을 던졌다. 김 후보가 과거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이력과 현재 보수적 가치관 사이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것. 나경원 후보의 AI 주권 확보를 핵심 의제로 삼은 경제 전략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미지 정치라고 꼬집었다. 

같은 정당 내에서도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국힘 경선 토론회에선 12·3 비상계엄을 저지한 행동이 내란몰이냐 아니냐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후보는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벗겠냐고 물었고, 한 후보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을 저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후보 사퇴와 당에 대한 헌신을 권유했다. 이밖에 가발·눈썹문신 등을 거론하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선 세금정책과 개헌을 두고 후보들끼리 다른 견해를 비쳤다. 이재명 후보는 감세를,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증세 필요성을 언급했다. 개헌에 관해서도 이 후보는 내란종식이 우선이라며 개헌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 반면에 김동연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 중심의 개헌을 강조하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2일 “공약을 가지고 서로 공격하는 건 우리 정치가 막장으로 치닫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상식적으로 볼 때 과반 정당인 민주당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선 공약 검증이나 비전이 없고 실현 가능성도 낮다”며 “정치가 몰락하는 과정을 경선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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