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재판도 여기서…尹 공판 받는 417호의 비밀은

역대 대통령 재판도 여기서…尹 공판 받는 417호의 비밀은

전두환부터 윤석열까지…대통령이 선 법정, 417호의 역사
서울중앙지법 최대 법정…정치·재계 주요 인물 재판 잇따라
尹 내란 혐의 3차 공판 5월12일…올해만 28회 열릴 듯

기사승인 2025-04-23 06:00:08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재판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재판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이 지난 21일 끝났다. 지난 1차 공판과 달리 2차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촬영이 허가되면서 법정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2일 오전 9시57분께 417호 재판정에 입장한 윤 전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으며, 머리는 가지런히 빗어 넘긴 상태였다. 

윤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417호 법정은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과의 인연이 아주 깊은 곳이다. 417호 법정에는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다섯 명의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8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같은 법정에 섰다. 네 건 모두 재판부가 국민의 알 권리를 고려해 1차 공판 시작 전 촬영을 허용했다.

417호 법정에 전직 대통령들의 재판이 모두 진행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417호 법정이 방청석 150석으로 중앙지법에서 가장 큰 법정이기 때문이다. 소법정(30~40석)과 중법정(100여석)에 대비 많은 방청객이 들어갈 수 있고 피고인석과 변호사석, 검사석도 가장 넓다. 대통령 재판 뿐 아니라 국민적인 관심이 커 방청이 많이 몰리는 사건의 경우 417호 법정이 주로 이용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6년 8월 26일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역사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하늘색 수의와 흰 고무신 차림으로 나란히 법정에 서 있는 사진의 배경도 417호다. 당시 두 전직 대통령의 가슴에는 수용자 신분을 나타내는 구치소 표식이 붙어 있었다.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은 12·12 쿠데타와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1996년 3월 열린 1차 공판서 재판부는 약 1분30초간 촬영을 허용했다.

약 20여년이 지난 2017년 5월 417호 법정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으로 모습을 비췄다. 2017년 3월 탄핵된 이후 구속돼 약 53일만에 모습을 비춘 박 전 대통령은 함께 기소된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와 변호사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아 서로 정면만을 바라보는 모습이 영상으로 남았다.

1년이 지난 2018년 5월에는 417호 법정에 이명박 대통령이 출석했다. 뇌물 수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에 착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가슴에 수인 번호 716번 배지를 달고 있었는데 지정된 좌석에 앉은 후 건너편에 앉은 검사 측 쪽을 찬찬히 살피더니 “다 아는 사람들이구먼”이라며 유명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뿐만 아니라 재계 거물급 인사들도 417호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있다. 또한 내란 혐의 사건 외에도 △SPC그룹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건 △서해 피격 은폐 의혹 사건 등이 417호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은 2주에 3회 재판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내란혐의 3차 재판은 오는 5월12일 열리게 될 전망이다. 4차와 5차 재판은 19일, 26일 진행된다. 또한 재판부는 연말까지 28회 공판기일을 미리 지정했으며, 추가 기일은 10회 정도 잡기로 결정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