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종구 원장(이종구비뇨기과의원)
[쿠키 건강칼럼] 전국의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지난해 100만명을 돌파하며 매년 7%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립선비대증 환자 수 전국 최고를 기록하는 서울 지역은 지난해 진료인원이 약 25만6000명에 달했다. 서울에 이은 경기 지역은 지난해 환자 수 약 20만2000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집계됐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은 전국 13개 도시를 통틀어 약 30%의 증가세를 보이며 큰 폭으로 늘었다. 전국적으로 전립선비대증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립선비대증은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신체 곳곳에서 노화현상을 띄게 되는데 특히 소변 보는 일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남성의 경우라면 대개 전립선의 노화가 한 원인이다. 40~50대 중년부터 약해지기 쉬운 전립선은 일찍이 관리해두지 않으면 배뇨 불편과 합병증 등으로 노후에 많은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발생해 50대에 50%, 60대에 60~70%, 70대 이상에서 거의 모든 남성에서 나타나는 전립선비대증은 대표적인 중·장년층 남성 질환으로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평균 수명이 10~15년 정도 늘어나고 노년 인구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환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을 배출하는 통로인 요도를 압박하면서 다양한 배뇨 장애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하루 평균 소변 횟수가 8~10회까지 약 2배 이상 증가하는 ‘빈뇨’ 증상이 대표적인데, 참을 수 없이 마려운 ‘절박뇨’, 소변을 본 뒤에도 찜찜한 느낌이 계속되는 ‘잔뇨감’ 등을 동반한다.
전립선비대증은 많은 남성들이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제때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하면 단순 소변 장애에서 그치지 않고 요로감염, 요폐 등 다양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초기 증상부터 관심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수술 없이 먹는 약을 하루 한 번 한 알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 미국국립보건원 임상시험에 따르면 남성호르몬을 조절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약 복용 후 수술 필요성이 64%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경구용 약은 중도에 복용을 중단하는 일 없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해야 한다.
요즘 같은 여름 날씨에는 겨울철에 비해 기온이 높아 환자 스스로 증상이 완화된 것처럼 느낄 수 있는데 일찍이 치료를 시작해야 증상이 심해지는 가을, 겨울을 대비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는 병이 아니다. 전립선이 노화로 접어드는 40대 이후부터 관리에 신경을 쓰고, 조기검진과 경구용 약 복용 등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건강한 남성의 전립선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