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주호 교수(이대목동병원 외과)
[쿠키 건강칼럼]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80% 이상은 여성이다. 또한 2013년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비만대사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의 평균 나이는 34.7세이다. 즉, 가임기 여성이 비만대사수술의 주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젊은 가임기 여성들은 영양소의 생리적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양적, 질적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지나친 다이어트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반면 과도한 체지방 축적은 무월경이나 불임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온 가임기 여성 환자에게 수술이 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에 관한 정보 제공과 교육이 꼭 필요하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을 동반한 가임기 여성의 무려 약 80%는 불임이며, 45% 에서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만성 무배란 또는 생리 불순 이거나 혈액 검사를 했을 때 남성 호르몬이 증가한 상태, 또는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의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에서는 체중 감량이 일차적 치료법이다. 약 5% 정도의 체중만 감량해도 생리 주기와 배란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비만대사수술 후 대부분에서 호전되고, 가임 능력 또한 회복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결과에서 발표되고 있다.
2008년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 비만대사수술 이후의 임신과 출산에 대하여 기존에 발표된 75개의 논문의 내용을 종합한 내용이 보고됐다.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환자 중 가임기 여성은 약 49%에 해당했다.
수술 시행 후에 아이를 가진 산모의 경우 임신성 당뇨(고도비만 수술군 : 0%, 대조군 : 22.1%)와 임신 중독증 (고도비만 수술군 : 0%, 대조군 : 3.1%) 발생이 뚜렷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이 결과는 모두 14개의 논문에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임신성 고혈압과 제왕절개율도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했다.
아이의 경과에 대해서는 수술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수술을 시행한 군이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조기출산(고도비만 수술군 : 7.7%, 대조군 : 7.1%)의 위험은 차이가 없었으나 저체중아(고도비만 수술군 : 7.7%, 대조군 : 10.6%) 혹은 거대아(고도비만 수술군 : 7.7%, 수술군 : 14.6%)의 출산 위험은 고도비만 수술을 시행한 군에서 더 낮았다.
2016년도에 영국 그룹에서 발표한 대규모 후향적 연구에서도 고도비만 수술을 한 이후에 체중감소, 제2형 당뇨, 월경 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호전되면서 가임성과 임신성적(Pregnancy Outcome)을 좋게 만든다고 보고하였다. 즉, 비만수술이 고도비만으로 고생하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만수술 후 임신의 합병증으로 지속적인 구토, 위장관 출혈, 빈혈, 비타민과 무기질의 결핍증, 자궁내 태아의 성장 억제 등이 올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영양소 결핍 및 전해질 불균형이 함께 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비만대사수술 후에 올 수 있는 철, 칼슘, 엽산, 비타민 B12, 단백질 및 지용성 비타민에 대해서 일반 수술 환자들보다 더 충분한 양의 보충이 필요한데, 이는 임신 초기의 구역, 구토 증상이 산모의 영양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만대사수술 후 적절한 임신시기는 언제일까?
일반적으로, 수술 후 임신은 체중 감소가 급속하게 일어나는 시기인 수술 후 1년까지는 권하지 않는다. 첫 번째로 제시했던 연구에서도 아직 근거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나 수술 후 1~2년 사이가 가장 적절하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체중 감량이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고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수술 1년 이후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가임기 여성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할 경우에는 비만수술 전문의와의 상담 및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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