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사협회, 언제까지 ‘총궐기’로 협박할건가
전체기사 | 2020-09-10 05:32:00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생들 피해가 발생하면 전체 의사가 즉각 총궐기에 나설 것이라고 또 엄포를 놨다. 명확히는 '모든 방법 동원'인데 이미 의사들의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민으로서는 ‘다시 파업’이라는 협박으로 들렸다.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투쟁하던 의료계에 동참한 의대생이 내놓은 카드는 의사 국가시험 응시 취소였다. 하지만 의사협회와 정부는 합의를 이뤘고, 의대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의사국시 재접수 기간과 재신청자를 위한 시험 일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의사협회의 합의에 분노한 의대생들 대다수가 재신청을 하지 않았고, 재응시 기회 등의 요구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의사협회는 의대생들의 불만에 대해 납득할만한 공식적인 설명도 없이 연일 ‘1명이라도 의대생 피해 발생시 총궐기’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민들이 직접 경험한 것은 몇 번 안되지만 출입기자로서는 수년간 지겹도록 들어온 ‘의사 총파업’이다.이번 합의를 체결한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허탈감을 느꼈을 의대생과 의전원생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의료계의 이익과 미래, 그리고 회원 보호라는 관점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해명으로 이해를 구하고 있다. 또 국시에 응시해달라는 요구도 없이 협상이행이 제도로 안 되면 다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격려(?)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구제를 위한 파업과 의료계가 주장하는 악법을 막기 위한 파업 중 어느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현재 국시를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희생을 각오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일부 의대생들은 “재접수 기한도 이미 지났다. 돌이킬 수도, 물러날 곳도 없다. 국시 거부는 처음부터 우리의 뜻이었다. 구제를 요청한 적도 없으며 후회 또한 없다. 옳은 일을 해내기 위해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또 이러한 의사협회의 모습에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 과연 정부만 불신하고 있는 것인지, 또 국시 응시를 취소한 의대생들에게 발생하는 피해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국시를 보지 않겠다는 의대생들을 정부는 어떻게 구제하라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의대생들의 피해가 점점 가시화 되며 의사협회가 말한 ‘총궐기’로 가고 있는 현 상황에 국민들은 ‘의사’에 대해 비난을 쏟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은 17일이 지난 9일까지 5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현재 진행 중인 청원 중에 가장 많은 동의를 얻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의사협회가 이렇게까지 국민의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막으려 했던 의대정원 확대 등의 정책을 꼭 막았으면 기대해본다. 이번 투쟁으로 1년여의 시간을 사용한 의대생 등 이번 의사 국가시험 대상자들을 최소한이라도 위로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kioo@kukinews.com
블린사이토,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와 희망 잇는 치료제로 계속 빛나길
전체기사 | 2020-09-08 06:08:00 글·도영록 대한혈액학회 성인급성림프모구백혈병연구회 위원장(계명대 동산의료원 교수) 매년 9월은 ‘백혈병 인식의 달’이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환자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에 혈액종양학과 전문의로서 사명과 노력을 다시 한 번 다짐하는 때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매년 이 때쯤 전해오는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더 기다려진다. 바로 2015년 여름에 만삭인 아내와 함께 진료실을 찾은 김준현(37세)씨의 소식이다. 결혼 4년 만에 소중한 아이를 얻고 부러울 것 없는 일상을 보내던 그는 반복되는 코피와 멍, 어지러움을 겪었고 동네의원을 거쳐 필자의 병원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라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병을 진단받았다. 관해(혈액 내 암세포가 5% 미만인 상태)만 나온다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고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나이였지만, 두 번의 항암치료에도 좀처럼 백혈병 세포 수치가 낮아지지 않았다. 더 이상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을 상황이었고 생사를 다투던 그때,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블린사이토’라는 새로운 치료제의 보험급여가 개시됐다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관해가 왔고, 조혈모이식수술도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준현씨는 얼마 전 딸 예지양의 다섯 번째 생일을 함께 보냈다. 준현씨는 항상 “블린사이토 치료를 적시에 받음으로써 인생에서 자신의 모든 행운을 쓴 것 같다”고 한다.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는 연령이나 염색체 변이, 조혈모세포이식 가능 여부에 관계없이 이전 치료에 반응이 없었거나 재발한 모든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치료제다. 2015년 11월 성인 재발·불응성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후, 당시에 재발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소아 환자, 조혈모세포이식을 기다려야 하는 환자, 그리고 진행이 빠르기로 악명높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Ph+)환자에까지 허가와 급여가 확대됐다. 이는 급성림프모구 백혈병 중에서도 국내에서 매년 몇 십명, 몇 백명 단위로 발생하는 극소수의 환자들을 위해 수년간 노력한 결과로, 국내 급성 백혈병의 평균 생존기간을 블린사이토가 연장시켰다고 일컬을 만큼 재발·불응성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이 치료제의 뛰어난 효과는 국내 의료진들이 실제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발표한 연구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500명 내외에서 발병하는 희귀질환으로, 이중 재발 또는 불응을 겪은 환자는 200명 이하로 매우 적다. 연구진은 블린사이토가 처음 허가·급여 시의 필라델피아염색체 음성 환자들의 사례를 모아 값진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그 결과 기존 허가용 임상시험에 비해 훨씬 높은 반응률이 나왔다. 블린사이토가 국내의 성인 필라델피아 음성 환자에서 나타낸 관해율은 70%(32명 중 21명)로, 다국가 임상시험 결과(44%)에 비해 훨씬 높았다.이 연구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블린사이토로 치료받은 환자 중 62.5%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는 것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골수이식을 대체하는 표현으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 완치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블린사이토는 정맥폐쇄증과 같은 조혈모세포이식의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통한 관해 이후 이식을 목표로 하는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가교 치료제가 되고 있다. 이는 블린사이토가 이중특이성 T세포 연관 항체로, 특이적인 바이트(BiTE, Biospecific T-cell Engager)라는 작용기전을 통해 BCP-ALL 세포에 존재하는 CD19항원과 체내 T세포의 CD3를 연결시킴으로써, ALL 세포사멸 뿐만 아니라 T세포 증폭을 통해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생물학적인 작용 기전을 가진 바이오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블린사이토는 이러한 이중항체 기전으로 작용하는 유일한 약으로, 백혈병 세포와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동시에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다른 면역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를 공격해 환자의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상태에 관계없이 어떤 경우라도 치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점이 다른 재발·불응성 ALL치료제인 항체-약물 복합체와의 근본적 차이로, 블린사이토가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의 재발·불응성 ALL환자 중 특히 조혈모세포이식을 계획하며 치료를 진행하는 비교적 젊은 환자나 이전 조혈모세포 이식 경험이 있는 재발·불응성 ALL 환자들에게 많이 고려되고, 진료 현장에서 그 어떤 약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치료 옵션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준현씨의 말 대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의지가 그에게 행운을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더 많은 환자들의 희망을 위해 이러한 행운을 가져다준 것은 신이나 운명이 아닌, 본인과 같은 극소수의 환자들이 빠르게 약을 쓸 수 있도록 힘써온 보건당국과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위해 매진한 임상 연구자들의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제약사의 신약 개발 노력과 함께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백혈병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축이다. ‘백혈병 인식의 달’을 맞아 각계에서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내며, 이러한 협력 속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블린사이토가 재발 또는 불응성 백혈병 환자들의 완치를 위한 희망의 이정표가 되길 소망한다.
난소암 치료에서 소외되는 환자가 없기를
전체기사 | 2020-09-07 05:58:00 글·김승철 대한부인종양학회장(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난소암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침묵의 살인자’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다른 곳으로 전이될 때까지 진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난소암은 환자의 85%가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재발율이 높고, 전 세계에서 부인암으로 인한 여성들의 주요 사망 원인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그러나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제의 발전이 더뎠다. 약 7년 전까지만 해도 독성이 강한 항암화학요법만이 존재했다. 수술을 통해 체력이 떨어져있는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통해 구토와 탈모 등을 추가로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 2013년 난소암 표적 치료제가 처음 등장하면서 약제 독성에 대한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었다. 2015년부터는 먹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가 국내 등장했다. 난소암 환자들은 PARP 억제제를 통해 기대 여명을 연장시킬 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환자들에게 PARP 억제제는 장기 생존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한 혁신 약제인 셈이다. 문제는 건강보험 급여 조건이다. PARP 억제제는 현재 난소암의 주요 바이오마커 중 하나인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고 있다. 이들은 전체 환자의 약 20%정도에 해당한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없는 대다수의 난소암 환자들은 좋은 치료제가 등장했음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쉽사리 약제를 선택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BRCA 유전자 변이와 관계없이 1차 치료에서부터 누구나 사용 가능한 PARP 억제제가 등장했다. 암은 1차 치료에서 질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수록 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PARP 억제제를 사용해 환자의 생존기간을 더욱 늘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학회에서도 이러한 약제 가치를 인정해, 올 8월 난소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개정하면서 PARP 억제제를 1차 치료에 적극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BRCA 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들에서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약을 권유하기 어렵다. 혁신적인 효과가 확인된 약제가 있음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망설이는 상황을 볼 때마다 전문의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BRCA 유전자 변이가 없는 대다수의 난소암 환자들은 단 1개의 표적 치료제만이 급여 사용 가능하다. 환자가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면, 독성 강한 항암화학요법으로 돌아가야 한다. 암 정복 시대에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이제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없는 대다수의 난소암 환자들도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 난소암 환자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일상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길 바란다.
사건 해결 VS 일상 유지
전체기사 | 2020-08-27 10:05:2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연차가 가장 낮은 사원이 임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신체 접촉이나 물리력을 사용한 추행은 없었다. 임원은 식사 자리에서 사원에게 술을 권하며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발언을 했다. 사원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고민이 이어진다. 사원에게 상황을 해쳐나갈 용기를 줄 ‘믿을 만한 구석’은 없다.“내가 들은 말이 성희롱이 맞나?” 사원은 자신의 귀부터 의심한다. 까마득한 상사인 임원이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애쓴다. 사원을 위해주는 임원의 깊은 뜻을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자신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심하며 본능적으로 느꼈던 불편함의 정체를 탐구한다.“문제를 제기해도 될까?” 사원은 자신이 임원의 발언을 지적할 용기도 얻지 못한다. 성희롱 발언은 업무 외 자리에서 나왔는데, 회사가 개입해서 문제 상황을 조율해줄 의무가 있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회사에 이런 문제를 예방·징계하는 제도가 없을 것 같다는 회의감이 든다.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어렵다. 회사에서 성희롱 사건이 소문나는 것도, 상사를 뒤에서 험담한다는 오해를 받는 것도 무섭다.    “상황이 더 나아질까?” 사원은 문제를 제기해도 바뀌는 것은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고민하며 흘려보낸 며칠간 임원은 이미 자신의 발언을 잊어버렸을 것이다. 임원이 자신의 발언이 성희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성인지감수성을 가졌을 것으로 기대되지도 않는다. “이전처럼 출근할 수 있을까?” 사원은 사건을 공론화한 이후의 상황을 상상하며 고발을 단념한다. 모든 고민을 물리치고, 없는 용기를 끌어 모아 임원에게 사과를 받아낸들, 그 대가가 너무 크다. 사원은 자신이 조직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위축된다. 회사와 동료들이 이전과 같은 호의를 보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사원의 눈에도 자신보다는 임원이 회사의 경영에 중요한 인물이다. 회사가 전적으로 사원을 감싸줄 것이라는 기대는 생기지 않는다.결국 사원은 “나 하나만 참으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원은 행복한 결말이 보장되지 않는 모험을 선택할 수 없는 보통사람이기 때문이다. 분하고 답답하지만, 공론화로 일어날 소동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달마다 들어오는 월급과 원만한 동료관계는 너무나도 소중하다.이렇게 피해를 감내한 사원들은 전국에 수없이 많을 것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 익명신고센터에는 717명의 신고가 접수됐다. 한 달 평균 60명, 하루 평균 2명이 도움을 청한 셈이다. 가해자의 80%는 사업주·대표이사·상사·임원 등 조직에서 강한 권한을 가진 위치에 있었으며,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었다. 717명의 신고자들은 소중한 일상을 지켜냈을까. 피해자들은 언제까지 사건의 해결과 일상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고뇌에 빠져야 할까.castleowner@kukinews.com
[기자수첩] 사막에 나무를 많이 심는다 한들…
전체기사 | 2020-08-20 01:03:00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사막에 나무를 아무리 심는다 한들, 우거진 숲을 이룰 수 있을까?정부는 지난달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단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처음에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의사 수가 늘어나는 게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생각도 들었다. 간호사를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지방 중소병원에서 일할 간호사가 충분히 충원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면허를 가지고도 일하지 않는 간호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다. 단순하게 수를 늘리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또 서울권이라 하더라도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퇴사율이 50%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지방의 중소병원은 더 심각하다. 채용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의사단체들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즉각 대응했다. 의협이 먼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발하고 전공의가 행동으로 움직였다.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다수 전공의를 거리로 불러들였다. 이들이 진료실을 떠난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집회현장에 가보니 비장한 모습의 전공의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 전공의는 ‘독립운동하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서남대 의대가 폐지됐을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전문가들, 현장과 상의도 없는 보건의료정책은 철회하고 전면 재논의해야 한다’,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도 없이 단순하게 의사 수를 늘려선 안 된다’ 등의 의견들이 여의도를 메웠다. 그리고 지난 14일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또다시 거리에 나섰다. 이때는 전공의뿐 아니라 개원의, 일부 봉직의도 함께 했다. 전국 13만 의사 중 2만8000명이 거리로 나선 것. 지방에 의료기관이 없는 것은 큰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그렇다고 다른 나라보다 진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인가? 마음먹고 전문의를 만나고자 한다면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나라다. 인구 밀도당 의사 수도 OECD 3위다. 의사 수도 고령화 사회에 따라 2028년이면 OECD 평균까지 올라간다. 사막에 나무를 아무리 심는다 한들, 땅이 비옥해지지 않는다. 그 사막의 토양의 질을 개선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주는 게 우선이다. 정부는 뒤늦게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의 시스템도 갖추겠다고 말했지만, 순서가 잘못됐다.의사들이 파업에 마음을 빼앗기고 뒤숭숭한 상황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제대로 이길 수 있을까? 공공의료에 대한 과제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에 집중할 때다. 의사들이 코로나19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감염병이 진정되면 재논의를 하는 게 지금 상황에선 가장 최선의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nswreal@kukinews.com
‘간염’ 증상 경미하다고 방치하면 간경변증·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체기사 | 2020-08-10 15:05:00 ▲대전선병원 소화기내과 최유아 전문의 간은 혈당을 유지하고,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해독하며, 체내로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장기이다. 하지만 간 질환 초기 단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간세포가 파괴된 후에야 병원에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간염은 무증상이거나 감기와 비슷한 경미한 증상으로 방치하기 쉽다. 간염을 방치하게 되면 서서히 간경변증(간경화증)으로 이어지다 간암까지 진행될 수 있어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간염은 간세포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간염은 바이러스, 약물, 알코올, 화학 약물, 독초, 지나친 음주 등으로 인해 발병한다.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A, B, C, D, E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형간염, B형간염, C형간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A형간염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 등 대변이나 구강 경로로 감염이 되거나 A형간염 환자와의 접촉에 의해서 감염된다. 발열, 피로감, 근육통, 울렁거림, 복통, 설사, 황달, 암갈색 소변,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감기 증상과 비슷해 감기로 오인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복수가 차거나, 1주에서 2개월 사이에 급격하게 간세포가 파괴되어 사망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심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1% 미만밖에 되지 않는다.A형간염은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닦는 등 개인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 익히지 않은 음식은 되도록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예방 접종으로 평생에 두 번, 6개월 간격으로 접종을 하게 되면 추가적인 접종이 따로 필요 없다. 항체가 없거나, A형간염 유행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꼭 접종을 받아야 한다.B형간염은 혈액, 체액 등을 통해 감염되며,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출산할 때 신생아시기에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B형간염 환자와 성접촉을 하거나, 비위생적인 시술을 하거나, B형간염 환자와 면도기, 칫솔 등을 같이 사용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B형간염 환자의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모르는 사이에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예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B형간염의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꾸준하게 매일 한 알씩 약을 복용하면 간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B형 간염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B형간염은 예방 접종을 통해서 예방이 가능하다. 항원과 항체가 없는 성인이나, 수혈이 잦은 환자, 혈액투석 환자, 보건의료 종사자 등의 경우 예방접종 받아야 한다.C형간염은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혈액, 체액에 의해 감염되며 오염된 침, 바늘, 면도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피로, 구역, 복부 통증, 식욕감소, 황달, 근육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C형간염의 3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돼 간암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변이가 쉬워 백신이 없어 예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A형간염, B형간염과는 달리 치료제로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 시 항바이러스제를 8~16주 정도 사용하며, 90% 이상의 환자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박멸된다. 치료 후 C형 바이러스가 다시 몸에 들어오게 되면 다시 C형간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미용시술이나 비위생적인 침술 행위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간은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질병이 통증 없이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평소에 간 건강에 관심을 갖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극심한 피로를 느끼거나 피부가 가렵거나, 소변의 색이 진한 갈색을 띠거나, 배에 복수가 차거나 복부의 우측상부가 답답하다면 간 건강이 좋지 않거나 감염의 초기 상태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내원해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기자수첩] 서울역 에스컬레이터와 거점약국
전체기사 | 2020-07-30 09:08: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서울역 서부에는 실외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약 10m 길이의 계단 옆에 설치됐는데, 10일 중 9일은 ‘점검중’ 팻말을 걸고 멈춰있다. 걸어 올라야 할 계단을 올려다보면 벌써 다리 근육이 저리고 한숨만 나온다. 멀리서 에스컬레이터를 보고 기대했다가, 계단 앞에 도착해서야 이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이 상당하다.에스컬레이터 운행 여부가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밤샘 근무 후 퇴근하는 직장인, 무거운 가방을 멘 학생, 다리가 불편한 환자나 노인, 쉽게 숨이 차는 임부에게는 더욱 중요한 사안이다. 그래서 지하철역은 시민의 편의를 위해 에스컬레이터 신속점검·안전운행을 약속한다. 시민들도 고장 난 공공기물은 당연히 수일 내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작 10m짜리 계단도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에스컬레이터가 점검 중일 때,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계단이 45만m라면 어떨까. 계단 이용료도 몇만원 내야하고, 올라가려면 날 잡고 단단히 채비해 출발해야 한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가 언제쯤 다시 운행될지도 알 수 없다.지난 6개월간 중증 뇌전증 환자들은 치료제를 구입하기 위해 서울 중구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이하 희귀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제주도에 사는 환자들도 예외 없이 김포공항까지 비행기로 45만m를 날아왔다. 불가피한 경우 희귀센터 직원들이 직접 환자의 거주지로 약을 들고 찾아갔다. 당초 환자들은 각 지역마다 시범 운영된 희귀의약품 거점약국에서 치료제를 수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희귀센터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거점약국은 사라졌다. 다행히 거점약국은 재등장할 예정이다. 식약처가 희귀필수 의약품 구매비 명목의 예산을 추가 확보하면서다. 그러나 운영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거점약국 사업비가 안정적으로 지원되지 않는 한, 10일 중 9일은 멈춰서는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불편함의 위계를 따질 수는 없다.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는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의 수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다. 희귀질환 환자 수가 적다고, 그들이 겪는 불편함까지 작은 문제인 것은 아니다. 하루에 수천명이 이용하는 서울역 에스컬레이터와 1년에 수십명이 이용하는 거점약국 모두 신속점검·안전운행이 필요하다.castleowner@kukinews.com
[기자수첩] ‘이 바이러스’는 왜 방치해요?
전체기사 | 2020-07-16 07:28: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무방비한 상태다.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치료비 하나는 걱정 없다. 완치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국가가 책임진다. 진료비 중 건강보험 급여 항목이나 의료급여 부담금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낸다. 검사비용, 입원치료 시 식비 등 비급여 항목은 정부와 시·도 보건소에서 부담한다. 환자는 의료진의 보살핌을 받으며 치료에만 집중하면 된다.건강뿐 아니라 마음 회복에도 국가가 적극 나선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심리적 방역을 강조하며 코로나19통합심리지원단을 조직했다. 지원단은 일반 국민, 확진자, 격리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타격을 예방·치유했다. 믿음직한 제도와 당국자들의 행보는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압했다. 국민들은 병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다. 약간의 몸살증상에도 누구나 쉽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제는 “확진자가 더 조심하지 않아서 병에 걸렸다”, “확진자 때문에 애먼 상점들이 피해를 본다”는 말을 여러사람 앞에서 당당히 내뱉는 사람은 드물다.이 기세라면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등장해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힘겹겠지만, 정부·의료진·국민은 협력해 바이러스를 몰아낼 것이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는 예외다.이 바이러스를 맞닥뜨리면 외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믿음직한 제도와 든든한 당국자는 없다. 확진부터 완치까지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완치에 실패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쏟아지는 시선과 막말 때문에 사회 복귀도 순조롭지 못하다.성범죄 고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외국인 친구가 있다. 한국에서 1차 촬영을 마친 그는 성범죄를 바이러스에 빗댔다. 어느 누구의 제압도 받지 않고 사회에 만연하게 된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얼기설기한 성폭력 처벌법은 손정호같은 법꾸라지를 양산한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피해 상황을 상기시키며 2차 가해를 범하기도 한다. 피해자는 법률대리인과 디지털 장의사를 찾아가며 정신적·금전적 비용을 소모한다.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밝히기까지 지난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심리적 방역에 대한 기대는 언감생심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발하면 ‘미투가 사람 잡네’ 타령이 어김없이 시작된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피해자가 부주의했다”거나 “왜 당하고만 있었느냐”는 망언을 하는 사람들을 아직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성범죄가 코로나19처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국민의 생존을 위협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코로나19 창궐 7개월 만에 쟁쟁한 백신·치료제 후보물질이 여럿 나왔다. 성범죄를 몰아낼 백신, 피해자를 도울 치료제는 없다. 성범죄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7개월보다는 오랫동안 사회에 붙어있었다. 언제까지 성범죄를 방치할 것인가.castleowner@kukinews.com
[한방의숨결] 폐기종의 복합 한약 칵테일요법
전체기사 | 2020-07-14 18:43:04 #폐기종이란 무엇인가? 한방에 길이 있다#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폐 내에 커다란 공기주머니가 생긴 것을 말한다. 정상인의 폐는 고무풍선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숨쉬기 운동을 하지만, 폐기종 환자는 폐포(폐 조직 내에 있는 허파꽈리) 사이의 벽들이 파괴되어 탄성을 잃고, 영구적으로 확장되어 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기관지 공기 공간(airspace)의 파괴로 인하여 비정상적이며 영구적인 말초기도 및 폐포의 확장상태를 말한다. 섬유화에 의한 파괴가 아니며 기도의 파괴 없이 나타나는 확장은 과팽창(overinflation)이라고 하여 폐기종과는 구분되어야 한다.폐기종은 질병명이라기 보다는 병리학적인 용어이며, 양의학에서는 ‘만성적이며 비가역적인 기류 폐쇄를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군’으로 분류한다. #원인= 폐기종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과 대기오염으로 알려져 있다. 직업적으로 대기오염과 유독가스에 많이 노출되는 광부나 건설노동자, 금석노동자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보통 20~30년 정도 흡연한 50~60대에서도 많이 발병한다.폐기종은 기관지염이나 천식이 반복될 경우, 만성적인 기침으로 분비물이 기관지 안에 쌓이면서 폐가 탄력성을 잃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폐기종 환자는 호흡기 감염이 있는 경우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 질 수 있으므로 호흡기 관련 질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증상= 폐기종의 주요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이다. 폐기종 환자는 폐의 수축운동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마르고 힘이 없어 보이며, 영양 상태가 안 좋고 특히 근육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또한 혈액으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얼굴색과 입술이 창백해지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모두 COPD와 비슷한 증상으로 유해 입자와 가스의 흡입에 의하여 발생하며 임상적으로 가장 큰 위험 요소는 흡연으로 보고 있다. 파이프나 시가(cigar) 등 다른 형태의 흡연도 모두 위험인자이며 간접흡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방법= 폐기종을 포함한 여러 폐질환은 폐포(허파꽈리)의 하과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기류 제한이라는 특성상, 완치라는 개념보다는 폐 기능의 악화를 억제하고 증상 조절 및 운동능력 보전으로 삶의 질을 호전시키는데 치료의 의의가 있다.우선 위험인자 제거를 위해 흡연자는 금연을 해야 한다. 금연은 폐질환의 예방과 진행을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금연을 하더라도 이미 떨어진 폐 기능을 정상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나 폐 기능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흡연자는 니코틴대치요법이나 약물 치료를 통해서라도 금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주로 증상 혹은 합병증을 감소시티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현존하는 어떤 치료 약제도 폐 기능을 장기적으로 호전시키지는 못한다.한방에서는 호흡곤란을 호전시키는 요법으로 소청룡탕(小靑龍龍)을 처방한다. 필자는 그동안의 임상 실험을 바탕으로 김씨 영동탕이 폐기종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한편, 비약물 치료로는 산소요법, 호흡 재활치료, 수술요법 등이 있다. 산소요법은 저산소증을 보이는 고도 중증 환자의 경우에 적용되며 하루 15시간 이상 사용 시 생존율의 증가가 증명되었다. 폐기종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다.따라서 폐기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며, 발병 시에는 폐 기능을 강화하는 청폐한약을 통해 면역력을 증진시켜 폐를 손상시키는 감기, 폐렴 등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한약치료와 함께 금연을 비롯한 생활환경 개선, 습관 고치기도 중요하다. 간접흡연이나 먼지 등 호흡기를 자극하는 물질과 가능한 한 접촉을 피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활하는 공간의 온도 조절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폐 건강 유지에 유리하다.
[건우리포트] 족저근막염, 일하는 중년 여성을 노린다
전체기사 | 2020-07-14 18:43:03 #족저근막염, 일하는 중년 여성을 더 괴롭혀#글//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박의현 병원장연세건우병원 족부클리닉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M72.2)는 지난 5년간 44%증가했다. 2014년 17만 9000명에 불과했던 족저근막염 진료 환자는 2018년에 25만8000명으로 늘어났다. 연평균 9.6%의 증가세다. 족저근막염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4년 161억원에서 2018년 263억원으로 101억원이 늘어 연평균 13% 증가했다.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있다. 2018년 환자 기준으로 남성이 10만 9000명인데 반해 여성은 14만 8000명이나 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35.7%나 많다. 나이별로 봤을 때는 여성 50대 환자가 30.9%, 40대가 21.3%다. 둘을 합치면 52.2%로 절반이 넘는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내원자의 특성을 분석해보면 상당수가 직장이 있는, 일하는 여성이다. 특히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판매직이나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많다. 족저근막염이 바로 중년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배경이다.실제로 한국의 성/연령별 취업자 현황을 살펴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40~50대 여성 취업자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족저근막염이 40~50대 여성에게 집중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죽저근막염의 주요 원인. 그림= 연세건우병원 제공족저근막염은 큰 통증을 동반한다. 아침에 첫 발을 딛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 발을 디딜 때 뒤꿈치 주변부 발바닥에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생긴다. 통증이 심해지면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 보통은 보존적 치료로 끝나지만 상태가 심각하면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상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평소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예방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족저근막염 발생 부위. 연세건우병원 제공판매나 영업직을 하시는 여성 분들은 하이힐이나 불편한 구두를 신고 장기간 서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족저근막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제일 좋은 방법은 불편한 신발을 신지 않는 것이며 그게 힘들다면 주기적으로 쉬면서 신발을 벗고 마사지해주는 것이 좋다.죽저근막염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 연세건우병원 제공족저근막염이 생겼다고 무작정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족부에 통증이 심해서 이를 치료하겠다고 무작정 운동을 하겠다며 불편하거나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걷거나 뛸 경우 지면의 충격이 그대로 전달 돼 더 악화 될 수 있다.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족저근막염 환자의 발 X-선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연세건우병원 제공평상 시 집에서 발의 아치부분을 골프공이나 둥근 막대기로 마사지 하거나 엄지발가락을 크게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리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족저근막을 이완시킬 수 있다. 계단이나 턱에 발을 반쯤 걸친 채 발바닥 당김이 느껴질 정도로 발꿈치를 아래로 내린 상태를 30초 정도 유지하는 스트레칭이나 바닥에 앉아 수건으로 발을 감은 후 무릎을 쭉 편 채로 수건을 이용해 발을 몸쪽으로 잡아당기는 스트레칭도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발통증 예방 및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 이야기] 장마철에 항문주위가 가렵다면~
전체기사 | 2020-07-13 18:44:07 #항문 주위 과다 분비물 유발 원인질환 다양해#치핵, 치루, 치열 같은 항문질환 외에 헤르페스 감염이 원인일 수도#글// 이선호 구원창문외과의원 대표원장이선호 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와중에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은 최근 큰 홍수까지 덮치며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중국은 올 상반기 홍수와 지진, 우박, 가뭄 등 자연재해로 발생한 이재민의 수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수에 육박할 정도로 많다고 한다. 일본도 최근의 기록적 폭우로 규슈 지역 주민 100만 명 이상이 대피를 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올해는 특히나 자연재해나 역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두렵게 느껴진다.이렇듯 큰 재해가 아니더라도 여름철 장마와 더위는 사람들에게 많은 불편과 수인성 질환을 유발해 주의가 필요하다. 장마철과 여름철은 아무래도 땀이 많아져 삶의 짏이 떨어지기 쉽고, 습도까지 높아서 더위 관련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는 시기이다.후텁지근한 날씨의 장마철은 특히 피부가 겹쳐지는 부위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항문 부위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치핵이 있어 항문이 약간 부풀어 있는 경우 사이즈가 아주 크지 않아 평소에는 별 불편을 못 느끼던 사람이라도 여름에 땀이 나면 항문 부위가 미끈거리며 불쾌감과 함께 가려움증을 느끼기 쉽다.치핵이 부풀어 있으면 항문 점막이 살짝 뒤집어지며 바깥으로 노출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된 항문 점막에서 나온 분비물 등이 땀과 섞이게 된다. 환자 본인은 평상시 잘 느끼지 못했던, 많은 양의 분비물에 내심 놀라기 일쑤이다.이렇게 치핵으로 인한 항문 점막 탈출이 심할 때는 미루지 말고 치핵제거 수술을 해줘야 한다. 치핵은 항문 주위 쿠션 조직이 과도하게 늘어지는 병이다. 과거 치핵수술은 매우 힘들다고들 하였으나 요즘에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해결이 가능해졌다. 수술 경과 또한 한결 수월해졌다.이는 물론 수술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숙련된 외과의사에 의해 항문 괄약근과 치핵 조직 사이의 결합조직을 세밀하게 박리하면 출혈도 매우 적을뿐 아니라 항문의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말썽 부리는 치핵조직을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항문 주위로 미끈거리는 분비물이 생겨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항문질환은 치핵 말고도 더 있다. 예컨대 나이가 들며 괄약근이 약화되어 항문 주변이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 치열로 피부 꼬리가 늘어져 그 주변으로 습기가 차기도 한다.치루가 있어서 항문 옆으로 샛길이 나는 경우에도 분비물이 생긴다. 이 때는 반드시 수술로 샛길을 없애줘야 한다. 치루를 제때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꾸 샛길이 생겨 골칫거리가 되기 십상이다.또, 헤르페스 등 물집이 생기는 감염병이나 습진 등의 피부병으로 분비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는 항문 주위 분비물에도  다양한 원인질환이 숨어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름철에 항문 부위가 가렵고 유독 끈적거려 성가시다면 섣부르게 땀 때문이라 자가진단, 병을 키우지 말고 전문의의 정확한 감별진단을 통해 적절한 조처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
[한방의숨결] 소아 알레르기 비염, 언제 왜 발생하나?
전체기사 | 2020-07-10 18:44:01 #소아 알레르기 비염, 언제 왜 어떻게 일어나나?#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코 알레르기는 소아 알레르기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귀찮은 병으로 꼽힌다. 일단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고나면 그 어린이는 정서적으로 산만해지고 집중이 안되어 공부하는데 지장을 받게 된다. 또 눈 결막의 충혈과 가려움증 말고도 수시로 코피가 터지고, 코도 막힌다.기관지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설사와 복통, 피로감으로 힘겨워하기도 하고, 공연히 신경질을 자주 내거나 게으른 아이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한마디로 어린이의 성격이나 생활습관까지 바꿔놓는 결과를 낳게 된다.어린의 코 알레르기는 대개 1~2세, 혹은 6세 정도에 잘 일어난다. 대부분 온도의 변화에 코가 잘 적응하지 못해 콧물과 재채기가 터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어린이의 코는 아직 발육이 완전치 않은 때라 코 점막의 면역성이 떨어지고 외부환경, 특히 실내와 온도 차이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일수록 코 알레르기 증상을 겪기가 쉬운 이유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집안의 먼지 진드기이다. 그 외에도 꽃가루, 곰팡이, 애완견의 털, 담배 연기 등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일단 집안에 코 알레르기 어린이가 있으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을 찾아 빨리 없애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식생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유와 콩, 달걀은 3대 알레르기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라면 반드시 삼가야할 음식들이다.또 외식을 통해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을 섭취하는 가정도 많은데, 이것은 알레르기를 더 쉽게 키우는 지름길이다. 라면과 과자, 햄버거 등도 금기식품이다. 가족들이 옆에서 식단을 꼼꼼히 점검하며 가려 먹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아이들의 알레르기 비염은 모유보다 분유로 키운 어린이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이유식에 달걀, 우유, 콩과 그 가공식품을 일찍부터 자주, 많이 사용한 아이에게 비염 천식 피부염 결막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빈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그러므로 아이는 가능한 한 모유로 키우는 것이 좋다. 이유기 때는 소화하기 좋은 식품부터 순서대로 주며, 식품의 종류와 양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한의학에선 어린이 코 알레르기 치료에 '소청룡탕(小淸龍湯)'이란 전통 처방을 기본으로 몇 가지 약재를 추가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약물요법(가미소청룡탕)을 구성한다. 자기 체질에 맞는 개인 맞춤 처방을 찾게 되면 콧물, 재채기, 코 막힘 등 코 알레르기 증상을 곧 완화시킬 수 있다.아울러 어린이 환자의 식욕이 증진돼 발육이 좋아지게 되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게 된다. 복통과 설사를 없애주는 효과도 있다. 한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성격도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정도로 바뀌고 공부 집중력도 향상된다. 코가 편해지니 밤새 뒤척이지 않고 잠도 편안히 잘 잔다.어린이 환자 스스로뿐만 아니라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에게도 더없이 만족스럽고 안전한 치료법이 바로 소청룡탕을 기본으로 한 한방약물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쿠키리포트] 80대 고령자도 인공관절수술 가능하다
전체기사 | 2020-07-07 18:46:02 #80세 이상 고령환자 인공관절 수술 가능하다.#글//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고용곤연세사랑병원장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35% 이상 되는 ’초 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통계청의 전망도 있었다. 실제로 2018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 5162만9512명 중 80세 이상 인구는 총 233만31명으로, 전인구의 약 5%나 된다. 바야흐로 ‘100세 장수시대’가 목전에 와있는 것이다. ‘100세 삶’의 보편화를 상징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는 2009년 유엔이 처음 사용한 용어다. 물론 이 말이 단순 ‘장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하게 잘 사는 것 (living well)’도 포함하는 용어다.실제로 고령화는 ‘노후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인식을 뒤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중증질환을 치료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오늘날에는 미관적 문제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질환까지도 적극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다. ‘인공관절 치환술’로도 불리는 이 수술은 낡고 고장 난 자연 관절을 대신해 새로운 관절, 즉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최근 의료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이 연간 100만 례에 육박할 정도며 국내의 경우 10만 례에 근접할 정도로 보편적 수술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80세 이상 고령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에는 아직까지도 ‘인공관절 수술’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왜 그럴까?먼저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어르신이 많다.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섣불리 고령환자의 수술을 결정할 수 없다. 고령환자의 경우 수술 중 ‘색전증’ 등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며 수술 난이도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 심지어 상급 의료기관도 고령환자의 수술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최근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발표된 인공관절 수술 통계에 따르면 ‘75세 전’ 수술 케이스와 ‘75세 이후’ 수술 케이스의 수술 결과를 비교해 보았을 때 두 케이스 모두 양호한 것으로 보고 되었다. 다시 말해 7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도 인공관절 수술결과가 좋게 나온다는 보고다. 물론 고령자의 경우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술 이후 상대적으로 재활이 길어질 수 있으며, 수술 중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긴 하다.고령층의 인공관절 수술부담이 이 같이 줄어든 데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개발 등 수술 시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이는 식으로 퇴행성관절염 치료법이 계속 발전한 덕분이다.최근 괄목할 진보는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법’의 등장이다. 필자의 병원에서도 80세 이상의 고령환자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300여 건 시술이 이뤄지는 수술법이다.‘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킨 이 수술법은 환자 개인마다 다른 무릎관절과 뼈 모양을 분석해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전 제작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획일적으로 같은 크기와 모양의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용하는 기존 수술과 비교해 수술시간의 단축은 물론, 수술의 정확도 향상, 감염 및 합병증 예방, 인공관절의 수명 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수술 중 환자의 출혈량을 감소시켜 수술 후 뜻밖의 혈전에 의해 혈관이 막히는 ‘색전증’과 ‘폐색전’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성도 낮출 수 있다.앞으로 초고령화 사회엔 건강한 삶의 질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법은 바야흐로 건강한 100세 삶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기선완의 우리, 괜찮을까요?] ⑥인간의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전체기사 | 2020-07-07 18:46:01 #언택트 시대에도 인간의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정신과 의사 기선완의 우리, 괜찮을까요?글// 기선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기선완 교수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언택트 시대가 오리라는 예상이 무성하다. 앞으로 관례적으로 수행되던 비효율적인 회의나 모임은 잦아들 것이다. 특히 경제활동은 효율성을 중시하므로 과거 방식과 완전히 다른, 시간과 경비를 가장 아낄 수 있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기업들이 비싼 비용을 들여 도시 중심에 사옥을 계속 유지하게 될지도 불투명하다. 평소 재택 근무로일상 업무를 유지하다가 정말로 중요한 회의만 소집해도 그만이다. 직원들에게 일일이 사무 공간을제공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일이 돌아가고 돈을 벌면 될 뿐이다. 어디에서 일을 하건 무슨 상관인가?그동안 과밀한 도시생활에서 지치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도시인들이 저밀도 자연 친화적인 농어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매일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복잡한 도시를 떠나 널널한 곳에서 좀더 편안하고 자연 친화적으로 사는 것을 선호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그러나 인간의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다. 학교나 기업에서 공동체를 이루면서 얻는 장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공동체의 소속감과 응집력, 역할과 분담, 비언어적 의사소통, 공감 능력, 그리고 사회인지 능력 같은 것들이다. 인간은 서로 보고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발달한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도 만만찮다.그리고 남편이 직장에 출근을 안하고 아이들이 집에 계속 머문다면 주부들의 부담이 크다. 과연 우리 사회는 가사 부담을 공평하게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가? 노인들이 은퇴하고 고향으로, 시골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의 사회적 관계가 계속 살던 곳에 모두 연결되어 있고, 아프면 급히 갈 병원이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까?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문가들이 상상하던 디지털 사회로 가는 문을 열었으되, 아직 사람들과 그들이사는 사회는 완전한 비대면 사회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관성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에 의문을 품게 됐을 뿐이다. 섣부른 디지털 사회로의 빠른 전환은 시행착오만 불러올 것이라 장담한다. 변화 가능한 것부터, 수용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시행해야 한다. 미생물학과 면역학을 모르던 시대에 유럽에 창궐하던 흑사병도 결국 끝이 났고, 1차 세계대전 후 수 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스페인 독감도 종식되었다. 치료제도 백신도 없던 시절이다. 오히려 팬데믹이 끝난 후에 여행이 급증하고 사람들의 모임이 더 활발해질 수도 있다.언택트와 온택트의 조화,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채워줄 창의적인 플랫폼 구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득이 생기거나 비용을 줄일 수 있거나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분야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언택트 시대는 시작되었지만 인간의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기선완 교수는1981년 연세의대 입학하여 격동의 80년대를 대학에서 보내고 1987년 연세의대를 졸업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과 레지턴트를 마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이후 건양대학병원 신설 초기부터 10년 간 근무한 후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개원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과 중독정신의학이 그의 전공 분야이다. 2016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2년 남짓 기간 동안 중동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의료한류의 선봉장으로 활동하다 원대복귀했다. 현재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고, 지난 3월 한국자살예방협회 제6대 회장으로 취임했다.elgis@kukinews.com
[기자수첩] 故문송면 32주기에 부쳐
전체기사 | 2020-06-25 00:06:00 [쿠키뉴스] 김양균 기자 = 매년 7월2일은 17세 소년의 기일이다.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1987년 12월 온도계를 만드는 공장에 일자리를 얻었다. 석 달하고 17일이 지나 의사는 소년의 병을 수은 중독으로 의심했다. 당시 온도계에는 수은이 쓰였다. 석 달 반이 지난 7월2일 새벽 결국 소년은 사망했다. 그는 누구인가. 그는 고(故) 문송면이다. 32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문송면이 산다. 1980년대보다 산업재해는 줄어들었다는데 왜 아직도 수많은 문송면은 죽어가고 있을까. 전국의 문송면들은 죽는 순간까지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른다. 더 이상 온도계에 수은을 넣지 않지만, 물류공장의 서른여덟 명 문송면들은 불에 타서 죽고, 스무 살 문송면은 폐기물 파쇄기에 끼여 죽었다. 죽은 문송면은 있는데, 죽인 기업은 없다. 문송면들이 죽어 나가도 일터는 책임지지 않는다. 위험의 외주화라는 말이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의 하청을 주면, 원청은 하청 업체 노동자가 다치고, 설사 목숨을 잃어도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왜곡된 산업구조와 이를 제재할 법이 없음을 이르는 서늘한 말이다. 그동안 노동계를 중심으로 일명 ‘기업 살인법’ 제정 운동이 진행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긴 했지만, 국회 문턱을 통과한 적은 없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도 위험의 외주화를 원천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은 기업과 탐욕과 무책임을 단죄하지 못하면 억울한 노동자의 죽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언론노동자요, 글을 읽는 무수한 랜선 너머 독자들의 대다수도 노동자일 것이다. 비단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의 말을 빌지 않아도 기업이 초래한 위험과 재난, 이 악순환의 고리를 왜 끊어야 하냐면 바로, 노동자인 우리가 살기 위해서다. 생존권은 기본권이다. 원치 않는 죽음을 막는 것은 정부가,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올해는 고 문송면의 32주기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지금 어디에선가 또다른 문송면이 일터에서 죽음의 위협에 직면해 있을지 모른다. angel@kukinews.com
[기자수첩] 약 한 알의 단상
전체기사 | 2020-06-18 00:06:01 [쿠키뉴스] 김양균 기자 = 10여 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며 해소되지 않는 물음이 있었다. 나는 저널리스트인가, 회사원인가. 질문을 바꿔본다. 저널리스트와 회사원 중 무엇이 되고 싶은가. 언론의 신뢰도는 이미 추락한지 오래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 만든 기레기에서 요즘은 기더기(기자+구더기)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싹 다 망해야 한다”고 자조 섞인 한탄을 늘어놓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 그것을 실현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당장의 현안에 급급하며, 언젠가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꿈은 꾸며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 때로는 적당히 타협하고, 때로는 비굴해지면서도 언젠가는 좋은 기사를 쓰고 말겠다는 꿈, 그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은 꿈을 꾸어왔다. 그렇지만 나는 저널리즘이란 게 무엇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진실보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다. 때문에 이제 막 기자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나는 좋은 기사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겠다. 그럼에도 굳이 정의를 내려야 한다면, 본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이요, 이를 활자화하는 것이 좋은 기사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본 것을 쓴다’는 건 무엇인가. 최근의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손톱 반만한 알약 하나에 숨겨진 세계를 글로 쓰는 것이라고 말해야겠다. 지난달에 쓴 ‘환자 앞세워 신약 후려치기 하는 다국적 제약사’가 그 시작이다. 그 기사는 앞으로도 그 ‘숨겨진’ 세계를 쓰자는 스스와의 약속이자 선언과 마찬가지다. 책으로 치자면, 고작 머리글에 불과한 글 몇 줄에 불편했던 이들이 꽤 있었나보다.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나의 시각이 매우, 매우 극단적인 것 아니냐는 소리가 여전히 들려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물론 본인이 그렇게 ‘반기업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또 다국적 제약사가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받아야 하고, 그들의 노력만큼은 높이 사야한다고 본다. 정말 그렇다. 세상사가 항상 그렇지만 문제는 항상 과정 혹은 방식에서 나타난다. ‘일부’ 기업의 사례라고 일단 말은 해둔다. 전문가를 동원해 그럴싸한 보건의료 전문 지식을 늘어놓지만, 궁극적으로 약의 건강보험 급여화나 약값을 비싸게 받는지 여부를 골몰하는 행위, 그럴 수 있다 치자.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러나 국회 출신의 인사를 영입, 국회를 구워삶아 자신들의 이익을 정부에 압박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봐야할까. 로비는 우리나라에서 불법이 아니던가. 모든 분야가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너는 그럼 얼마나 깨끗한 ‘참기자’냐고 반문한다면? 그래, 나도 뭐 할 말은 없다. 다만, 돈보다 생명을 우선해야 한다고 믿는다. 선풍기가 아니라 적어도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라면 말이다. 앞선 방식이 과연 우리 삶과 직결되는 제약사가 할 법한 영업 방식인지 나는 모르겠다. 그리고 거기에 기생하는 언론, 정치인, 전문가 및 기타 등등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한 발짝 떨어져서 관조하듯 말하는 나는 또 무엇인가. 나는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롭나.스스로의 선언이라는 것에는 사죄의 의미도 포함돼 있다. 나는 그저 우리가 먹는 알약 한 알, 그 속에 우리가 잘 모르는 세계가 숨겨져 있음을, 그 세계를 목격했으니 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각자의 이익으로 생명에 가격을 매기는 비정한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고, 그것이 이상적이고 뭣 모르는 치기라고 비웃음을 당해도 말하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어차피 이 바닥이 다 그렇다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본 것을 외면한다면 좀 창피하지 않겠는가. 첫 질문에 답할 순간이다. 추락한 언론, 기레기와 기더기의 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저널리스트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싶다.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내가 목도한 세계의 이야기를 반드시, 모조리 쓰고야 말겠다.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