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종의 환자샤우팅] 결혼식 날 ‘어린이병원’으로 향한 구혜선씨2016-10-17 09:01:00

"글·안기종(한국백혈병환우회 대표)

[쿠키 건강칼럼] 배우 구혜선·안재현 커플이 지난 5월 21일 인상 깊은 결혼을 했다. 결혼식을 양가간의 식사자리로 대신하고, 예식비용 전액을 들고 신촌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을 찾아 기부하는 것으로 결혼을 대신 한 것이다.

이날 서드커 엄마의 페이스북에는 서드커와 그의 누나 아료카가 “혜선 누나, 결혼 축하해요.”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멀리 몽골에서 혜선 누나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오누이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다. 나는 결혼 당일 어린이병원을 찾아 예식비용을 기부한 구혜선씨의 행동이 몽골 백혈병 어린이 ‘서드커’와의 인연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진] 구혜선씨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몽골 백혈병 어린이 서드커와 그의 누나 아료카

◇백혈병 치료 위해 한국에 온 몽골 어린이 ‘서드커’

2011년 4월, 백혈병 진단을 받은 네 살배기 몽골 어린이가 한국에 도착했다. 몽골에서는 더 이상 치료를 계속할 수 없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골수(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 어린이의 이름은 서드커(sodkoo). 몽골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언론·방송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어린이다.

치료비가 부족했던 서드커는 몽골 국민들과 해외 유학생들의 도움으로 2만 달러를 후원받아 한국의 병원 문을 두드렸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이식을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한국에 오기만 하면 수술을 받고 바로 완쾌될 줄만 알았다. 그러나 서드커 가족이 처음 한국에 와 듣게 된 소식은 절망적이었다.

서드커가 백혈병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총 10만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몽골에서 온 서드커에게는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시라도 치료가 급했던 서드커는 병원비가 부족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시간만 계속 흘러갔고, 부모님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그러던 중, 서드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의료진들이 치료비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우선 서드커를 입원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서드커의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구혜선씨도 함께 한 ‘서드커’ 백혈병 치료비 모금운동

문제는 치료비였다. 10만 달러나 되는 엄청난 골수이식 비용을 병원에서 모두 감당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서드커의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백혈병환우회’에서 두 팔을 걷고 나섰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한끼 식사비을 서드커에게’ 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제작한 ‘한끼 식사비을 서드커에게’ 캠페인 홍보 웹포스터

몽골에서 온 백혈병 어린이 서드커의 이야기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도 알려지며, 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리트윗 되거나 공유하기 되었다. 배우 구혜선씨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드커 돕기에 동참하자는 글을 게재했고, 서드커는 한국의 언론에도 소개되었다.

[사진] 배우 구혜선씨가 서드커 돕기에 동참하자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몽골 국민들의 큰 관심과 도움으로 한국까지 온 백혈병 어린이 서드커를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국 국민들도 기꺼이 사랑을 나누었다. 이런 도움의 손길들로 3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이 모였다. 마침내 서드커는 2011년 10월 11일 무사히 골수이식을 받았고, 그해 11월 14일 무사히 퇴원했다.

구혜선씨는 골수이식을 마친 서드커를 응원하기 위해 2011년 10월 31일 장난감을 사 들고 병문안을 갔고, 서드커가 퇴원한 후에도 그녀가 운영 중인 카페에 가족들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서드커는 2013년 12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함께 몽골로 돌아갔고,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이다.

[사진] 골수이식을 마친 서드커와 그의 누나 아료카 그리고 구혜선씨가 병문안 간 병실에서, 퇴원 후 카페에서 함께 찍은 사진
◇서드커와 자선전시회가 인연이 되어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로 활동

구혜선씨는 2012년 백혈병환우회에서 백혈병 환자들의 감염 불안과 이동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실내를 무균상태로 유지하는 ‘무균차량-클린카’가 운행비 부족으로 멈추었다는 소식을 듣고 “구혜선 개인전-잔상”을 개최해 도록 및 그림 판매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사진] ‘무균차량-클린카’ 운행비 마련 위한 자선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고,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구혜선 씨
서드커의 백혈병 치료비 모금과 무균차량 클린카 운행비 기부가 인연이 되어 구혜선씨는 2015년 7월 2일부터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위촉식에서 “헤어진 지 오래 되었지만 마음 한 칸에 계속 서드커가 있었습니다. 서드커 덕분에 힘들어하는 백혈병 환우들을 알게 되었어요.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로서 활동할 때마다 모든 순간 진심이고 싶습니다. 홍보대사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는 그녀가 결혼을 기념하는 장소로 ‘예식장’이 아닌 ‘어린이병원’을 선택한 것이 서드커와의 인연과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로서 진심으로 활동하고 싶어서였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쿠키영상] 배우 박한별 열애설, 1살 연하 사업가와 4개월째 연애 中..."왜 이렇게 잘 들키냐?"

[쿠키영상] ‘성폭행 논란’ 유상무 방송 잠정 중단, KBS ‘외개인’ 통편집...“평생 중단해야지?”

[쿠키영상] 크러쉬 ‘멍 때리기 대회’ 1등 “심박수까지 체크한 거”...‘어른도 무념무상할 수 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