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황혼육아에 지친 당신, 건강은?2016-10-24 00:31:00

또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아동보육실태 조사에서도 국내 0~3세 영유아의 70% 이상이, 미취학 아동의 35%가 일과시간(9~18시)에 조부모나 외조부모의 돌봄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혼육아 평균 시간은 주 5일, 주 47시간 이상이라고 합니다. 주 5일 이상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는 것은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도 강도 높은 육체적 노동입니다.

특히 노화로 인해 관절이나 디스크 등이 이미 쇠약해진 상태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육아로 인해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지난 2012년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황혼육아로 육체·정신적 질병을 얻은 상태를 일컫는 ‘손주병’을 신조어로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관절 노화는 생각보다 젊은 나이부터 시작한다. 40대의 90%에서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퇴행성 변화로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업는 과정을 반복하면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등에 영향을 주어 연골 파열, 인대 손상 위험이 증가해 이러한 퇴행성 관절질환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몸무게 7~10㎏의 아이를 안을 때 보통은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들어올리기 때문에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이의 힘만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건초염’에 걸릴 확률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건초염은 손가락의 근육과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을 받아 손안에 있는 건초(손의 힘줄을 에워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오랜 기간 동안 누적돼 온 피로에 의한 결과로 나타납니다.

건초염이 생기면 엄지손가락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주먹을 쥐거나 문을 열기 위해 열쇠를 돌리는 등 손가락에 힘을 줘야하는 행위에서도 쉽게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엄지손가락이 붓고 저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만약 손가락과 손목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10~2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스트레칭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정면을 향해 손바닥을 편 뒤 엄지손가락 힘을 빼고 손가락 아래 도톰한 부위에 나머지 네 손가락이 닿도록 구부립니다. 이렇게 ‘쥐었다 폈다’를 약 10회 간 반복하면 긴장 완화에 좋다고 합니다.

반복적인 육아에 가장 먼저 고통을 호소하는 곳 중 하나가 손목입니다.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손목의 시큰거림을 모른 척 외면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악화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갑자기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하는 상황이 늘어날 경우 손목터널(손목 앞 쪽 피부조직 밑에 뼈와 인대들로 형성된 작은 통로)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통증과 함께 손바닥과 손가락 끝이 전기가 오듯 찌릿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움직이기도 힘들게 됩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더운물에 20~30분 찜질하면 증세가 완화됩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돌이 막 지난 아이의 체중은 보통 10㎏으로 아이를 안으면 무릎에는 아이 체중의 3배인 30㎏의 하중이 실립니다. 아이를 안고 내려놓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퇴행성 척추 통증 및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김지연 과장은 “아무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지만 아이를 안거나 업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하도록 하고 그 후에는 충분히 관절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손빨래 시 욕실 바닥에 쪼그려 앉는 것보다 허리 높이의 세면대나 싱크대에서 손빨래를 하는 것이 좋다”며 “아이를 안아 올릴 때는 무릎을 굽히고 서서히 일어나도록 하고 가슴과 밀착해 안아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 일 수 있다. 오랫동안 한 방향으로만 안지 말고 자세와 방향을 달리하여 아이를 안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