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정현철 교수(원주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중장년층 남성들의 말 못할 고민거리인 전립선비대증은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음에도 환자들이 초기에는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 등에 의존해 버텨오다가 결국 질환이 이미 많이 진행된 이후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전립선 비대증은 초기 약물 치료로 비교적 쉽게 개선되는 반면, 악화되면 수술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초기관리가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의 크기가 점진적으로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커지는데, 18~20g이 정상인데 반해 200g까지 비대해질 수 있다. 비대해진 전립선은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를 막는데, 다양한 배뇨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이나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지연뇨’,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소변이 가능한 ‘복압배뇨’,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세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며 소변을 봐도 잔뇨감이 느껴져 개운치 않고 또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위와 같은 증상이 느껴졌을 때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정도에는 대부분 하루에 한 알 복용하는 경구용 약으로도 간편하게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먹는 약으로는 크게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5-ARI)가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전립선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춰주는 알파차단제를 우선 처방하며 보통 2주 내에 효과가 나타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5-ARI를 병행해 치료하며 5-ARI는 3~6개월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
처방받은 약은 6개월 이상 꾸준한 복용이 중요하다. 약 복용 후 효과가 나타나면 소변 불편 증상이 없어지면서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래 상태로 돌아가 증상이 계속 악화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노화현상이려니 생각하고 방치하다 약물 치료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흔히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전립선암 수술과 통틀어 인식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커진 전립선만 제거하는 방법으로 전립선암 수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
최근에는 전립선비대증 수술이 많이 발전해 환자의 증상에 따라 다양한 수술 방법을 통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1~2주가 지나야 수술 효과가 나타났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하거나, 국소마취를 통해 간단히 진행할 수 있어 부작용 감소와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약물치료와 수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치료를 미루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관리가 늦어지면 소변이 나가는 길이 막혀서 방광이 부풀거나 신장으로 소변이 역류하는 증세인 급성 요폐 등 응급상황이 생길 수 있고, 방광에 돌이 생기는 방광결석, 심한 경우 신장 기능 손상으로 인한 신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전립선비대증 증상은 더욱 악화되기 쉽다. 이때 민간요법 등 무분별한 정보에 휩쓸려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법이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은 재발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에 한번은 잔뇨 검사를 받고 수 년에 한번씩은 전립선 크기를 검사 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