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질환 주치의 진료실 엿보기⑽] 축농증, 수술해도 재발 잘하지 않나요?2015-03-23 08:34:55

글·김영효 인하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안녕하세요, 코질환 주치의 오늘도 힘차게 인사드립니다. 요즘 따스한 봄날씨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때문에 진료실이 한가할 틈이 없군요. 외출시에는 미세먼지 농도 예보 확인하시고 황사 마스크 착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예고드린 대로, 지난 주 급성 축농증으로 치료받은 환아의 아버지를 만나 보려고 합니다. 코에 ‘물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던 아버지. 오늘은 주치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오늘도 함께,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간호사: 다음 환자분 들어오세요!
환자: 지난번에 저희 아이 잘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가 환자가 되어서 왔네요(웃음).
주치의: 오늘 오실 것이라고 말씀 들었습니다.일단 앉으셔요.

환자: 제가 이전부터 코가 많이 막히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해요. 감기라도 걸릴라 치면 늘 코에서 냄새가 나구요. 개인병원에서 물혹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주치의: 일단 한 번 코 안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 내시경으로 환자의 코 안을 진찰하는 주치의. 환자분의 말씀처럼 양쪽 코 안이 물혹으로 가득 차 있는 소견이 관찰됩니다.

주치의: 혹시 다른 병원에서 CT 같은 것 찍어 보신 적은 없나요?
환자: 두어 달 전에 찍은 적이 있는데, 가져오지는 않았어요.
주치의: 진료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데. 혹시 가져오실 수 있겠어요?
환자: 진료받은 병원이 너무 멀리 있어서요, 그냥 다시 찍어도 될까요?
주치의: 그렇게 하시지요.

축농증 진료 팁!. 축농증 진료시에는 코 안 소견 이외에도 어떤 부비동에 얼마나 염증이 있는지, 수술이 필요한지 등등을 판단하기 위해 영상학적인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다른 병원에서 검사하신 적이 있다면, 영상 복사를 신청하셔서 가져오시면 진료시간 및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시 촬영한 CT상에서는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및 접형동 부위에 모두 염증이 가득 차 있는 만성 부비동염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판단되네요. 하지만 환자분은 이런 저런 이유로 수술을 망설이고 계십니다. 환자분의 질문을 들어 볼까요?

환자: 선생님, 축농증은 수술해도 재발 잘 한다고 하던데요.
주치의: 예전에 내시경이 잘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깊숙한 코 안을 맨눈으로 들여다보며 수술하기도 했기 때문에 재발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내시경이 잘 발달되어 있고, 이를 이용한 수술 기법도 많이 발달해 있어서 이전보다는 확실히 재발이 적어졌답니다.

환자: 수술하고 나서 많이 아프다고 하던데요?
주치의: 예전에는 축농증 수술을 하고 나서 코 안에 거즈를 넣어 두었다가 제거하는 과정에서 출혈도 많고 통증이 꽤 심하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코 안에서 서서히 녹는 거즈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많이 아프지 않아요.

환자: 예전에 수술하신 분들 보면 입술 아래로 절개해서 하셨다는 분들도 많던데요.
주치의: 맞습니다. 예전에 내시경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그런 방법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웬만하면 내시경 수술로 해결할 수 있어요.

환자: ‘네비게이션’ 수술이 뭔가요?
주치의: 공부 많이 하고 오셨네요(웃음).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차량용 네비게이션처럼, 수술 기구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 주어 코 안에서 위험한 구조물을 피하면서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는 기구랍니다.

환자: 그럼 많이 비싸겠네요?
주치의: 요즘은 심한 축농증 환자의 경우 급여가 적용되어 큰 부담없이 수술을 하실 수 있습니다.
환자: 선생님,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술 받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설명과 논의 끝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신 환자분, 다음 주에는 또다시 독자 여러분을 모시고 수술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축농증에 대한 부비동내시경 수술, 이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술실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2주 후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