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질환 주치의 진료실 엿보기⑻] 편도 수술 받고 나서, 이런 것들이 궁금해요2015-02-23 08:14:55

글·김영효 인하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안녕하세요. 코질환 주치의 인사드립니다. 명절 연휴 후 다시 시작하는 진료실 엿보기입니다.

오늘은 편도 특집 마지막 이야기를 풀어 나가 보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명절직전에는 편도 수술을 그다지 권해 드리지 않는 편입니다. 편도 수술 이후에는 찬 유동식 위주의 식단으로 수술 부위 염증 및 출혈의 위험을 줄여야 하는데, 맛있는 명절 음식들을 먹지 못하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 힘든 일이겠지요.

편도 수술을 받고 3일 후 외래를 찾은 아이와 어머니.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의 걱정 가득한 표정을 보니 오늘도 많은 설명을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코질환 주치의의 진료실로 들어가실 시간입니다.

어머니: 아이가 기침을 하다가 까만 딱지 같은 것을 뱉어 냈는데요, 혹시 출혈은 아닌가요?
주치의: 수술 직후에 삼켰던 혈액이 응고된 딱지 같은 것들이니 괜찮습니다. 다만 선홍색 출혈이 침을 뱉을 때마다 계속 나온다든지 하면 빨리 응급실로 오시는 것이 좋아요.

어머니: 아직 아프다고 하면서 잘 먹지 못하는데…괜찮은 건가요?
주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술 직후 통증이 가장 심하고, 3일째 되는 날까지 다소 통증이 완화되다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수술 후 5~6일째가 되어야 다시 통증이 감소하기 시작해서, 10일째쯤 되면 통증이 사라지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아직은 통증이 있는 시기라고 보아야 합니다.

어머니: 너무 못 먹어서 안쓰러워서…미음 말고 뭐 먹일 수 있는 것이 없을까요?
주치의: 수술 후 1주일째까지가 출혈이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시기입니다. 아이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으신 마음은 이해하지만… 1주일이 지날 때까지는 참아 주시는 것이 좋아요. 혹시나 수술 후 출혈이 되기라도 하면지혈을 하고 나서 심한 경우금식을 하기도 하고, 음식물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나게 되거든요.
어머니: 네…어휴….

수술을 받기까지 결정하는 데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어머니. 수술 후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신 듯합니다. 사실 아이에게 수술을 받도록 하고 나서 부모님의 심정이 다 같지 않을까요?그래서 코질환 주치의는 오늘도 늘 걱정스러운 부모님들께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더실 수 있도록,최대한 많은 설명을 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어머니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어머니: 입에서 냄새가 나는데 아이가 가글을 잘 하지 못해요. 괜찮은 건가요?
주치의: 아이들이 워낙 가글을 잘 하지 않으려 하지요(웃음). 하지만 가글을 전혀 하지않는 것보다는, 최소한 입에 머금고 있다가 뱉기라도 하는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됩니다. 병원에서 드리는 가글 용액이 너무 독해서 아이가 싫어한다면, 시중에서 파는 어린이용 가글액 같은 것들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그때, 잠자코 듣고 있던 아이가 주치의에게 불쑥 질문을 던집니다.

아 이: 선생님 바나나 우유는 먹으면 안되나요?
주치의: 그래그래. 초코 우유나 딸기 우유는 아직 안되지만, 바나나 우유는 괜찮아요~.
(편도 수술 후 상식=수술 후에는 붉은 색을 띤 음료, 즉 딸기 주스나 초코 우유 등은 수술 후 출혈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색깔 있는 음료는 안된다’라는 식으로 잘못 이해를 하시면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바나나 우유까지 못 먹게 하는 일이 생길 수 있겠죠?)

아이와 어머니의 표정이 동시에 밝아집니다. 이쯤에서 주치의 마무리 설명 들어갑니다.

주치의: 수술 후 1주일이 지나는 시점에서부터 소책자로 만들어 드린 2주차 식단을 아이에게 주세요.(코질환 주치의는 편도 수술 후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2주 분량의 식단을 영양사와 의논하여 개발한 후,모든 환자분들께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1주일치 약 더 처방해 드릴 테니 잘 먹이시고요. 다음주에 한 번 더 뵙겠습니다.
어머니: 선생님께 인사 드려야지?
아 이: (꾸벅)감사합니다~!

아이가 해맑은 표정으로 꾸벅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때 주치의는 보람을 느낀답니다. 아이는 1주일이 더 지난 후 통증이 많이 개선됐고, 별다른 합병증 없이 수술 후 2주가 경과한 때부터 그 동안 먹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먹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편도 수술에 대한내용을 다뤘습니다. 수술을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께 참고가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다음 회부터는 ‘축농증 특집’으로 다시 진료실에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2주 후에 다시 만나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