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의과대학을 진학하는 것과 의사가 되는 것은 다릅니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고민하지 못하고 의대 진학을 결정하기에 앞서,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고민과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의과대학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경희의대 멘토링 캠프’를 준비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박성진 입학관리실장(사진·경희의료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의대 진학을 위해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고민을 먼저 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5일 오전 8시30분부터 하루 동안 경희대 의과대학에서 열리는 ‘경희의대 멘토링 캠프’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경희대 의과대학이 야심차게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의학계 진로 결정에 도움 주기 위한 캠프
이번 경희의대 멘토링 캠프는 의과대학 진학과 의사로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의대와 의사의 삶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이번 캠프는 입학과 생활정보만을 단순하게 제공하는 설명회나 강연회 수준을 넘어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박성진 실장은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의사로서의 직업이 무엇인지, 의사가 되려면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함께 경험하고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며 “경희대 의과대학이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멘티와 멘토 제도의 성과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는 지난 10여년간 운영해왔던 의학전문대학원 체제가 2015년부터 의과대학 체제로 전환되면서 학부생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희대는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깨닫고 목표를 확고히 하는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의학계 진료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캠프를 기획했다.
특히 경희대 의과대학이 운영해 온 멘티/멘토 제도를 반영해 참가 학생들에게는 수료증과 함께 앞으로 의대 진학과 관련해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지속적인 진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멘티 자격이 부여된다.
◇체험 통해 의사의 삶 알리고, 생명의 소중함도 알릴 것
행사 당일 프로그램은 강연과 실습(체험)으로 진행된다. 우선 캠프장을 맡고 있는 박호철 외과 교수가 ‘별들의 카니발에서 우연한 유기화합물인 인류’의 강연을 펼치다. 이어 유승돈 재활의학과 교수가 ‘신체능력 강화를 위한 의공학’을, 김명천 응급의학과 교수가 ‘지구 저 편에서 일어나는 몇 초 간의 사건’의 강연을 실시한다.
또한 미래 의학의 청사진을 소개하기 위해 이우인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혈액 한방울로도 알 수 있는 나의 정보’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미래의 수술 방법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로봇 수술’, ‘첨단 복강경 수술’ 등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이석환 외과 교수와 김명천 교수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심폐소생술 교육 실습’도 진행한다.
박성진 실장은 “다양한 강의와 상담, 전공체험 교실(실습)을 통해 재미와 함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인류의 삶과 미래 의학, 생명의 소중함 등을 알려줌으로써 참여 학생들의 의사로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아쉬운 점은 적정 수준의 교육과 체험 기회 제공을 위해 인원을 80명으로 제한했다는 점이다. 박 실장은 “3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해 어떤 학생을 선발해야하는지 고민이다. 특히 선발되지 못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박탈한 듯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따라서 경희대는 15일 첫 번째 캠프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에도 동일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 실장은 “여름 방학기간을 활용해 경희대병원에서 의학체험교실을 운영하고, 강동경희대병원에서도 두 번째 멘토링 캠프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캠프의 외연도 보다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경희대 의과대학과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에서 매년 정기적인 행사를 진행하고, 행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관련 학회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의대진학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자발적인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인간에 대한 사랑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은 꼭 필요합니다. 의사로서 올바른 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의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죠.”
의사라는 직업은 특성상 자기희생이 매우 많이 따르는 직업이라는 것이 박성진 실장의 의견이다. 특히 의사로서 자기희생과 보람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의대 진학을 선택할 경우 입학 후 더 보람차게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박 실장은 자신했다.
최근 이공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유를 불문하고 의대를 진학하고 보자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문제라는 것이다. 박 실장은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무시하고 의학에 입문하는 것은 국가적 손해이자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박성진 실장은 “의사가 된다는 것은 실제 의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멘토링 캠프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 직업인이자 교육자로서의 의사의 삶과 직업을 눈과 귀와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의사의 길을 꿈꾸는 학생들이 이번 체험을 통해 미래 ‘의사’로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자신의 적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