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누워 자면 ‘녹내장’ 위험 높아진다?2015-04-09 14:50:55

고대안암병원 유정권 교수, 베개높이 높여야 안압 상승 막아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경우 눈의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사진) 연구팀은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베개의 높이에 따른 머리위치 변화가 안압상승에 주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안압은 여러 가지 인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그 중 자세는 안압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유정권 교수 연구팀은 성인남녀 17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순서로 여러 자세에서 안압 측정을 실시했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베개의 높이를 다르게 해 머리 높이를 변화시켰을 때, 머리위치가 낮을 때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위치하는 눈의 안압이 추가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낮은 베개를 이용하는 경우, 옆으로 누울 때 어깨 넓이로 인해 머리위치가 척추의 중심보다 낮아져 안압 상승을 유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자세가 안압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조절하거나 또는 대책을 세우는 것은 녹내장 관리를 위해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번 연구는 녹내장 치료에 새로운 근간이 되어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기본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평소 예방과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안구 내 압력 상승이 원인이므로 안압이 상승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유정권 교수는 “연구 결과 옆으로 누울 때 베게 높이가 과도하게 낮으면 안압이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세에서는 두경부(머리와 목부분)의 정맥을 압박하고 안구와 눈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아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옆으로 누울 때 베게나 모포 등을 이용하여 머리의 높이를 조정하는 것이 야간의 안압 상승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유 교수 연구팀은 정상인 및 녹내장 환자에서 옆으로 누운 자세나 얼굴을 측면으로 돌리고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아래쪽에 위치하는 눈의 안압이 바로 누울 때 보다 안압이 상승하며, 이러한 자세에 따른 안압상승이 녹내장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혀 유럽과 미국 안과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다.

또한 유 교수는 “정상인도 장기 위험, 위험군은 정상인에 비해 보통범위 이상으로 안압이 올라가서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에 시행 된 연구임으로 실제 수면시의 안압 변화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머리위치와 안압-Head position and intraocular pressure in the lateral decubitus position)’ 논문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인 ‘검안 및 시각학(Optometry and Vision Science)’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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