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시청사에서 열린 ‘2025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 주요 연사로 참석해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이 포럼은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URA)과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CLC)가 주관하는 행사로, 도시 문제 해결 사례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서울은 지난 2018년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 2023년 시장포럼 서울 개최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포럼에 연사로 공식 초청됐다.
이날 오 시장은 ‘주택공급 정책’ 세션의 첫 발표자로 나서, ‘삶의 질을 높이는 서울의 임대주택 혁신’을 주제로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확대 전략을 공유했다. 그는 서울이 제한된 토지와 높은 인구밀도라는 조건 속에서도 공공임대 비율을 2010년 5.3%에서 2024년 11.2%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신규 건설 외에도 노후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거나 민간 주택을 임차하는 방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실제 서울시가 운영 중인 43만3000 가구의 공공임대주택 중 약 70%가 이러한 방식으로 확보됐다.
주요 사례로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와 신혼부부 대상의 ‘미리내집’이 소개됐다. 오 시장은 “제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2007년 ‘시프트’라는 장기전세주택 모델을 한국 최초로 도입했다”며 “중산층을 위한 장기 안정형 임대주택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고 보증금도 주변 시세의 50~80% 이하로 굉장히 저렴해 시프트 입주자의 자녀 수와 입주 후 출생 자녀 수가 기존 공공임대주택 전체 평균보다 더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미혼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로 ‘주거 불안정’을 꼽는다”며 “입주 후 자녀를 한 명만 낳아도 20년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고 자녀 2명을 낳을 경우 시세보다 10%를, 3명 낳으면 20%를 저렴하게 살던 집을 우선 구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는 이 정책을 통해 지난해 약 1000가구를 공급했고, 향후 매년 40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서울형 주택 전략도 소개됐다. 개발 초기부터 공공이 개입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모아타운’과 ‘신속통합기획’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강연 말미에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대도시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 총회’와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에 각국 도시 시장들을 초청했다. SLW는 ‘약자와 동행하는 AI’를 주제로, 사람 중심의 기술 체험과 일상을 연결하는 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편 오 시장은 행사 전날 치홍탓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과 면담해 스마트시티·주택정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 당일 오전에는 빈 박물관 마티 분즐 관장과 만나 서울시립미술관 리노베이션 현황과 전략을 공유했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20여년 만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