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왕조의 법궁이자 대표 문화유산인 경복궁이 약 1년 6개월 만에 다시 낙서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은 “11일 오전 8시1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서 70대 남성이 검은색 매직으로 낙서를 하다 현장 근무자에게 적발돼 경찰에 넘겨졌다”고 밝혔다.
낙서에는 ‘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으며, 구체적인 의도나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사건 직후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국가유산청은 국립고궁박물관 보존처리 전문가와 함께 이날 중 낙서를 제거할 계획이다.
경복궁이 낙서 피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12월에도 스프레이 낙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0대 청소년 2명은 30대 남성 A씨로부터 “낙서를 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인근 쪽문에 스프레이로 글씨를 썼다. 다음 날에는 20대 남성 D씨가 이를 모방해 돌담에 낙서를 남겼다. 국가유산청이 추산한 낙서 복구 비용만 약 1억50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7년과 추징금 2억1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두 청소년은 각각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의 실형과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D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에 따라 원상복구 명령과 복구 비용 청구가 가능하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