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료비 증가의 핵심 원인이 단순한 고령화나 소득 증가뿐만 아니라, 의료기관과 병상 수 등 의료 공급 팽창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비 영역별 지출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2년 총진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건강보험 가입자 수, 고령화율, 요양기관 수 등이었다.
진료 형태를 입원과 외래로 나눴을 때 입원 진료비의 경우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1% 늘면 진료비는 0.21% 증가했다. 외래 진료비는 공급 요인 영향이 더 컸다. 인구 10만명당 의원 등 요양기관 수가 1% 증가할 때 외래 진료비는 약 1.64% 급증했다.
요양기관 종류별로 분석했을 때 지출 요인의 영향력은 더욱 명확해졌다. 종합병원 입원 진료비의 경우 병상 수가 1% 늘어나면 진료비가 1.02% 증가했으며, 보건의료 물가지수가 1% 오를 때는 3.49% 상승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이 1% 증가할 때도 진료비는 0.92% 올랐다.
의원 외래 진료비는 요양기관 수가 1% 늘면 진료비가 1.39% 증가했다. 가입자 수가 1% 늘 때는 1.05%, 고령화율이 1% 높아질 때는 0.84%, GRDP가 1% 증가하면 0.42%씩 진료비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고령화처럼 통제가 어려운 요인뿐 아니라, 병상 수와 의료기관 수처럼 정책적으로 관리 가능한 공급 요인이 진료비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단순한 사후 모니터링을 넘어 의료 공급 체계 전반을 관리하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