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동대문 ‘공동육아방’, 오감 자극 공간으로 변신 [르포]

새 단장한 동대문 ‘공동육아방’, 오감 자극 공간으로 변신 [르포]

기사승인 2025-07-24 06:00:08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꿈자람공동육아방 답십리점에서 엄마와 아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지영 기자

털이 복슬복슬한 얼룩말 두 마리가 나란히 서 있다. ‘꿈’이와 ‘자람’이가 뛰어노는 곳, 새롭게 단장한 꿈자람공동육아방의 모습이다.

23일 오후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 꿈자람공동육아방 답십리점은 화사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였다. 더운 열기를 식혀주는 시원한 공간에는 알록달록한 인형들이 가득했다. 유리창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알을 낳는 닭과 토끼 인형 등이 있는 ‘농장’이, 왼쪽에는 각종 놀이도구와 튜브, 텐트 등이 어우러져 있었다.

이 공동육아방은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달부터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에 영아와 유아를 분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오감 자극과 탐색 중심의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동육아방은 양육자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한 공공 공간이다. 자치구별 육아종합지원센터가 관리를 맡아 놀이 공간을 제공하고 도서·장난감을 비치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이용료는 시와 자치구가 반반씩 부담해 무료다.

이제 갓 돌을 지난 조혜인양의 어머니 김모(35)씨는 “확실히 테마가 있으니까 아기가 더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엔 장난감만 배치해 놓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확 바뀌니까 새롭다”며 “아이도 주제에 맞게 놀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사흘에 한 번은 공동육아방을 방문한다는 김씨는 접근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집에서 10분도 안 걸리니까 편하다”며 “가끔 예약이 차 있을 땐 2호점에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에선 놀거리가 한정적이라 아이가 밖에서 노는 걸 더 좋아한다”고 했다.

육아휴직 중인 이지언(여·35)씨 역시 반년 전 이서안양이 태어난 이후, 집 근처인 이곳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이씨는 “키즈카페를 이용할 생각은 아직 못 해봤다”며 “아이가 혼자서 앉는 방법을 연습 중이라 곁에서 도와줘야 한다. 영유아 전용 놀이방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8개월 된 김도연양과 매달 한두 번씩 온다는 이나래(여·39)씨는 “다양한 놀이도구가 있어 아이가 어떤 놀이에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다”며 “성장 속도에 따라 장난감을 사주기 어려운데 때맞춰 사용할 장난감이 있어 좋다”고 했다.

리모델링된 서울 동대문구 꿈자람공동육아방 답십리점 모습. 동대문구 제공

이날 방문한 공동육아방은 지난 2009년부터 도서와 놀이 공간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다 인근에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도서 공간을 축소했다. 김희정 동대문구육아종합지원센터장은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겨 사업이 중복됐고 전문적인 관련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라 리뉴얼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간대와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 평균 60~70명이 이곳을 찾는다. 김 센터장은 “오전에는 보통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다 보니 오후에 많이들 오신다”면서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 수요가 많고 (날씨가 선선해져) 나들이 갈 때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서울형 키즈카페가 생길 때마다 오픈런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일시적으로 방문객이 줄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동대문구가 운영 중인 공동육아방은 총 8곳이며 이용객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해 8만9854명이 공동육아방을 방문해 전년(7만443명) 대비 1만9411명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4만5817명이 이용했으며, 지난해 공동육아방이 10곳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두 곳은 올해 서울형 키즈카페로 전환됐다.

공동육아방은 5세 이하 영유아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보육교사 자격증 등을 갖춘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월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한다. 이용을 원할 경우 온라인 또는 현장에서 예약하면 된다. 예약은 이용일 2주 전부터 가능하다.
서지영 기자, 노유지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