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무허가 스테로이드 불법 제조 일가족 적발…12억 상당 유통

식약처, 무허가 스테로이드 불법 제조 일가족 적발…12억 상당 유통

기사승인 2025-07-22 12:40:36
식품의약품안전처. 쿠키뉴스 자료사진

스테로이드 등 무허가 의약품을 제조해 유통한 일가족이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사법 및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주범인 아들을 구속하고, 공범인 모친을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2년 4개월간 해외에서 들여온 무허가 스테로이드, 성장호르몬, 에페드린 등 2만3000여개를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판매해 약 12억4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구매자들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간기능 개선제 등 국내 허가 전문의약품 약 900개도 같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에는 해외 직구 형태로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했지만 2024년 4월부터는 직접 제조에 나서기 시작했다. 주거지 인근 오피스텔에 제조장비를 설치하고 인도, 중국 등에서 들여온 반제품 원료를 활용해 정제·주사제·성장호르몬 등 약 2만6000개를 제조했다. 아들이 원료 구매부터 제조·판매까지 전반을 맡고 어머니는 제품 소분, 포장, 택배 발송 등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는 치밀하게 이뤄졌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대금은 현금이 아닌 모바일 상품권 또는 무인택배함을 통해 받았고, 불법 의약품 단속이 강화되자 기존 SNS 대화방에서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하고 보안을 강조하는 안내를 공유했다.

식약처는 불법 제조 현장을 압수수색해 2000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과 완제품·반제품 약 1만6000여개, 제조장비, 포장자재 등을 확보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무허가 스테로이드제 등은 정식 제조시설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여 시 감염, 면역체계 교란, 성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절대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해달라”고 경고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