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제빵 설비 윤활유 감정 결과 “절삭유 아니다”…추가 조사

SPC삼립 제빵 설비 윤활유 감정 결과 “절삭유 아니다”…추가 조사

기사승인 2025-07-04 16:53:01 업데이트 2025-07-04 18:16:38
SPC삼립. SPC 

SPC삼립 시화공장의 제빵 공정에 사용된 식품용 윤활유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일 끼임사고 사망자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윤활유 용기 내 용액과 SPC삼립 시화공장이 제빵 공정에 사용하는 미개봉 상태의 식품용 윤활유, 포장 전·후 크림빵에 대한 감정서를 경찰에 회신했다. 

감정 결과 A씨가 사용하던 용액과 SPC삼립이 제빵 공정에 사용해온 미개봉 식품용 윤활유에서 염화메틸렌과 이소프로필알코올이 검출됐다.

염화메틸렌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추정물질(2A)’로 분류하는 화학물질로, 중추신경계와 심장·신장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소프로필알코올은 소독제의 원료로 사용되며, 과다 노출 시 중추신경 기능 저하와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두 성분 모두 인체 유해한 물질로, 식품 제조 과정에 쓰여서는 안 된다. 

다만 포장 전·후의 빵에서는 염화메틸렌 및 이소프로필알코올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당초 경찰은 A씨가 들고 작업하던 윤활유 용기가 시중에 판매 중인 금속 절삭유인 D사의 제품과 동일한 것을 확인, 제빵 공정에 공업용 윤활유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국과수는 “증거(경찰이 의뢰한 감정물)에서 검출된 염화메틸렌 양은 대조품(타사 절삭유)에 비해 유의미한 비교가 어려운 수준으로 낮다”고 판단했다. 인체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개봉 상태의 식품용 윤활유 제품에서 해당 유해 물질이 검출된 만큼, 제조 단계에서부터 오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현재 유통 중인 식품용 윤활유와 금속 절삭유에 대한 추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SPC 관계자는 “당사가 사용하는 윤활유는 식품 등급을 받은 글로벌 기업 제품으로, 국내 주요 식품사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협력사로부터 제공받은 물질안전보건자료(SDS)에는 염화메틸렌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활유가 묻는 설비 부위에 제품이 닿지 않도록 차단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