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주춤, SSM 약진…생활밀착 근거리 유통 지형 새 판

편의점 주춤, SSM 약진…생활밀착 근거리 유통 지형 새 판

SSM 매출‧점포수‧구매 건수 증가세…편의점 매출‧점포 수 주춤
신선식품, 가격 경쟁력 등으로 장보기 수요 빠르게 흡수
출점 증가에 따른 고정비 상승 등 수익성 확보도 당면 과제

기사승인 2025-07-04 06:00:07
GS더프레시

생활 밀착형 유통 채널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이 주춤하는 사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기반으로 신선식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생활권 안에 있는 유통 채널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체 매출은 올해 1월 8.8% 증가한 이후 2월 –7.7%, 3월 –0.2%, 4월 –1.9%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5월 들어서야 0.9%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는 같은 기간 동안 매월 10% 이상씩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최종 접점 유통 채널인 편의점과 SSM의 흐름이 엇갈렸다. 편의점 매출은 4월 –0.6%에 이어 5월 –0.2%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반면 SSM은 3월 3.6%, 4월 0.2%, 5월 1.0%로 3개월 연속 성장 중이다.

구매 건수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인다. 편의점은 3.1% 감소했지만, SSM은 1.5% 증가했다. 특히 SSM의 구매 건수는 2023년 4월 이후 2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구매 단가를 보면 편의점은 3.1% 상승한 반면, SSM은 0.5% 하락했다. 이는 SSM에 방문하는 소비자 수는 늘었지만 1회 구매 지출은 줄었다는 뜻으로, 고물가 속 ‘가성비’ 소비 확산과 1~2인 가구 증가로 인해 소량·저지출 중심의 소비 패턴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점포 수 변화도 주목된다. 편의점은 전년 대비 0.6% 감소해 4만8315개로 줄었지만 SSM은 3.1% 증가해 총 1192개로 늘었다. 지난해까지 외형 확장을 이어가던 편의점 업계는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서며 내실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반면 SSM은 신선식품을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대형마트 수준의 채소·과일·축산물 등을 취급하면서도 도보 접근성이 뛰어나고 생활밀착형 상품 구성을 강화하면서 대형마트와 견줄 만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의 GS더프레시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416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국 550점을 운영 중으로 올해 600점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 구도심 상권의 경우 우수 입지 내 개인 슈퍼마켓 전환에 나서며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신도시는 신속한 신규 매장 출점을 통해 고객층 유입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7월 이마트에 흡수 합병되며 별도 실적에 반영됐다. 1분기 매출은 3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상반기 신규 오픈한 4개 점포를 포함해 전국 238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통합 이마트’ 시너지를 내기 위해 식품 카테고리 강화와 기획 상품 공동 판매, 대량 매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7.2% 감소한 3052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롯데는 마트와 슈퍼 간 상권을 세분화하고 1~2인 가구 중심 SSM을 기반으로 직영점·가맹점 확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일부 점포에서는 ‘하절기 무료 배달 서비스’도 시행 중이며 배달 가능 권역 확대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리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전반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SSM의 성장은 눈에 띄지만 이들의 당면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출점 확대에 따른 고정비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2% 감소한 78억원에 그쳤고, 롯데슈퍼는 32억원으로 73.3%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을 앞세운 SSM이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실용적인 소비 니즈와 맞닿아 있다”며 “외형 확장 국면에서는 출점 증가에 따른 고정비 상승과 낮은 마진 구조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효율적인 점포 운영과 핵심 상품군 경쟁력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