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 베이커리 업체들이 건강빵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에 본격 나섰다. 1인 가구 증가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 확산으로 저당·저염·고영양 식품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업계는 기존 디저트 중심 이미지를 벗어나 식사 대용 건강빵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간편식을 구입하는 가구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특히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밥 대신 빵이나 면으로 식사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851명, 전체 조사대상의 약 4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간편하면서도 영양을 고려한 ‘건강빵’ 수요를 확대하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지난달 25일 건강빵 엠블럼 ‘SLOW TLJ’를 공개했다. 최근 주목받는 ‘저속노화(Slow Aging)’의 기능적 이미지를 한 제품으로 건강한 삶을 지켜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신제품으로 현미가루, 아마씨 등의 토핑을 더해 100g당 평균 11g 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한 제품을 선보였다. 뚜레쥬르는 고단백, 저당 건강빵 등의 제품들을 ‘SLOW TLJ’로 선보이며 카테고리 늘린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이달 건강빵 신제품을 추가 출시하며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장 확대를 위한 캠페인 영상과 SNS 콘텐츠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도 지난 2월 ‘웰니스 베이커리’ 브랜드 ‘보앤미’(BO&MIE)를 선보였다. 시그니처 건강빵 라인과 버터와 우유, 계란을 사용한 식사빵 ‘비엔누아즈’ 등 기존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건강한 식사빵을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장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20만명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밥 대신 빵을 식사로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건강을 생각해 곡물로 만들어진 제품을 찾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도 최근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을 출시했다. ‘건강빵의 새로운 기준’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파란라벨은 고단백·저당·고식이섬유 등 영양 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라인이다.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파란라벨은 출시 4개월간 80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건강하고 간편한 식사용 식품을 찾는 시장 니즈에 맞춰 건강빵은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맛있는 건강빵’ 카테고리를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베이커리 업체들이 잇따라 건강빵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간편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베이커리업계 관계자는 “빵의 이미지는 당과 탄수화물 위주라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는 면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현 트렌드에 맞게 전환하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늘리는 등 제빵분야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생산망과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도 대형 업체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매장에서 고르게 무버터, 무설탕 등 건강빵 사업을 시작하려면 효모 등 성분을 고르게 맞출 수 있는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며 “개인사업자가 아니라면 중소기업의 경우 건강빵 사업은 진입장벽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