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강했던 ‘초강도 대출규제’…“은행株 주가 부담 적어”

예상보다 강했던 ‘초강도 대출규제’…“은행株 주가 부담 적어”

기사승인 2025-06-30 10:44:03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짐에 따라 초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은 가운데, 시중은행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계대출 성장 여력 축소를 기업대출 증가로 해소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와 관계기관은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가계부채 관리 감독 강화 방침을 내놨다. 핵심 내용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 총략목표를 올 하반기부터 기존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하고, 정책대출은 연간 공급계획 대비 25%를 줄인다는 것.

아울러 △수도권 주담대 총액 6억원·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1억원 한도 제한 △수도권 대출만기 30년 제한 △수도권 LTV 강화·정책대출 한도 축소·전세보증비율 강화 등이 꼽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시행에 따라 은행권 가계대출 성장폭은 이전보다 축소될 예정이다. 정부는 정책에 앞서 은행권 주담대에 대해 자본비율 규제 강화를 검토한 바 있고, 여기에 이번 조치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총량과 정책대출 연간 공급계획 감소로 시중은행 4사(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연간 가계대출 성장률은 기존 예상(3~5%) 대비 0.5~1%p 축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규제 강화 조치가 은행주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연구원은 “가계대출 성장 여력 축소는 기업대출 증가로 해소할 수 있다. 시중은행은 대출 자산의 가계 대 기업 비중이 1대 1에 가까운 만큼, 연간 대출성장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낮은 자산성장이 주주가치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한 측면도 있다”라며 “시중 금융지주 주가는 자산 성장을 통한 이익 증가보다 적정 자본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의 주주 환원이 더 중요하다. 자본비율과 대출성장은 반비례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에게는 상대적으로 부담스럽게 다가올 것으로 관측된다. 높은 성장을 지향하는 특성상 가계대출 제한이 전체 성장 여력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정 연구원은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 대출자산 대부분이 가계대출로 구성됐다. 대출 제한은 성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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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