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는 ‘AI’ 경쟁…네이버 실리콘밸리서 첫 해외 투자법인 설립

국경 넘는 ‘AI’ 경쟁…네이버 실리콘밸리서 첫 해외 투자법인 설립

-네이버 실리콘밸리서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 개최
-네이버 벤처스, 글로벌 비디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 투자 확정
-카카오벤처스, 지난해부터 글로벌로 전략 방향 설정

기사승인 2025-06-09 17:53:33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발표를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 설립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도 북미 스타트업 투자 확대에 나서는 등 AI 경쟁이 국경을 넘어 확장 중이다.

네이버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포시즌 호텔에서 ‘벤처링 네이버스 넥스트 챕터(Venturing NAVER’s Next Chapter)’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행사에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남선 대표(전략투자부문) 등 주요 임원들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나눴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안익진 몰로코 대표, 김성무 데이터라이즈 대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등 실리콘밸리 지역의 주요 창업가 및 엔지니어, 투자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 최 대표는 “네이버는 인재와 기술이 있는 곳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라며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기술 개발 및 사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 2기 체제를 맞은 네이버는 글로벌 진출과 AI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발굴, 투자 등을 위한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한다. 네이버 벤처스는 이달 중 설립절차를 마무리하고 김 대표가 이끌 계획이다.

네이버 벤처스는 글로벌 비디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첫 투자처로 확정했다.

이 의장도 향후 스타트업과 인재, 미래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의장은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 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네이버는 역량있는 스타트업, 인재들을 찾아 투자하고 지원하며 네이버의 경험과 연결, 함께 성장해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전략적 제휴 체결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카카오의 초기 투자사 카카오벤처스도 지난해 글로벌로 전략 방향을 설정한 후 투자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인공위성 개발 자동화 스타트업 ‘올리고스페이스’와 다중 AI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사 ‘자폰’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 모두 미국 기반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올리고스페이스는 AI 기반 설계 자동화와 2D 판금 제조 기술로 우주 발사체 개발에 설계 및 제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자폰은 다수의 AI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때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수석 심사역은 “카카오벤처스는 미국 톱 티어 투자사와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아가며 현지 팀 투자를 적극 진행하고, 국내 기반 글로벌 팀에도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투자 경계를 허물고 길을 만들어가는 투자사로서 초기 기술 투자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카카오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해외 스타트업 투자와 함께 해외 기업과의 협력에도 힘쓰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가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양사가 함께 5000만 사용자들을 위한 공동 프로덕트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오픈AI와 협업한 한국형 슈퍼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양사가 AI를 신사업의 동력으로 삼고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