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는 제70회 현충일을 맞아 6일 범어공원에서 ‘나야대령기념비 참배식’을 개최했다.
이번 참배식은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이라는 슬로건 아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해 귀중한 생명을 바친 인도 출신 고(故) 우니 나야 대령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우니 나야 대령은 1912년 인도 케랄라주에서 태어나 언론인과 종군기자로 활동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후 1950년 유엔 인도 대표단 일원으로 한국에 파견됐으며, 왜관지구 전선 시찰 중 지뢰 폭발로 순직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에서 방한한 나야 대령의 딸 파바시 모한 박사와 가족, 이인선 국회의원, 아시시 가이롤라 주한인도대사관 국방무관,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 김대권 수성구청장, 조규화 수성구의회 의장, 지역 보훈단체장,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유엔군 참전용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행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묵념, 헌화·분향, 추념사, 헌시 낭독, 현충일 노래 제창,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으며, 유족 측은 인도 전통 추모의식인 ‘판차디야’를 통해 고인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했다.
파바시 모한 박사는 추념사에서 “아버지께서 순직하신 후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셨던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받들어 다시 이곳을 찾았다”며 “한국과 인도의 깊은 인연과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회를 전했다.
행사에서는 지역사회와 기업, 국제 유족 간의 연대가 돋보였다.
㈜아진산업 서중호 대표이사가 유엔군 희생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27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파바시 모한 박사 가족도 한국 지역 아동을 위해 2500달러를 기탁했다.
수성구는 유족들에게 인도 민화 스카프, 나전칠기 쌍합, 고급화선 부채 등 기념품을 전달했다.
유족 방문 기간 동안 수성구는 다양한 환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5일에는 한국전통문화체험관에서 다례 시연과 전통문화 체험, ‘박물관 수’ 인도 민화 전시 관람, 간송미술관 방문 등 풍부한 문화체험이 이어졌다.
6일 오후 삼성라이온즈파크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파바시 모한 박사와 아들 아디티아 모한이 특별 시구·시타자로 나서 관중의 환호를 받았고, 이후 수성못 둘레길 산책 힐링 투어도 진행됐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나야 대령과 유족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며 한·인도 간 우호를 더욱 공고히 하고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성구는 이번 참배식을 계기로 한·인도 간 우의를 더욱 견고히 하고, 지역사회 자발적 참여와 국제적 연대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