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아내 김옥숙 여사, 5‧18묘지 첫 참배…“5월 영령들께 진심으로 죄송”

노태우 아내 김옥숙 여사, 5‧18묘지 첫 참배…“5월 영령들께 진심으로 죄송”

기사승인 2025-05-20 07:36:31
5·18민주화운동 45주년 하루 뒤인 19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옥숙 여사가 아들 노재헌씨와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국립5·18민주묘지 제공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90) 여사가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 다음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묘역)을 방문해 참배했다. 김 여사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1997년 5월 조성 이후 처음이며, 옛 묘역 방문은 37년 만이다.

20일 김 여사는 전날 아들 노재헌(60)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과 함께 5‧18민주묘지와 옛 묘역을 찾았다. 허민 전남대 교수와 일부 수행원 등도 동행했다. 김 여사 측은 5·18묘지 관리사무소에 미리 일정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 5·18민주묘지는 1997년 조성됐다. 망월동 옛 묘역은 5·18민주묘지가 조성되기 전까지 5·18 희생자와 함께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안장한 곳이다. 김 여사는 1988년 2월 노 전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직후 옛 묘역을 찾아 참배한 적이 있다.

거동이 불편한 김 여사는 노 원장이 대필한 방명록에 ‘광주 5·18 영령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과거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나름 노력하였으나 부족한 점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원히 대한민국의 앞날을 굽어 살펴 주시길 빕니다’라고 적었다.

노 원장은 어머니를 대신해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아져서 금년이 마지막 5월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리해서 모시고 왔다”며 “어머니 본인이 꼭 한번 와보고 싶다는 말씀을 항상 피력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88년에 (망월동 묘역에) 처음 오신 이후에 꼭 한번 오시고 싶어 하셨는데 여의치 못하셨다”고 부연했다.

김 여사는 휠체어를 탄 채 참배단에 분향했으며 직전에는 5·18 구묘역이라고 불리는 망월동 묘역도 찾아 고(故) 이한열 열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허민 교수는 “내란의 역사는 응징받아야 마땅하지만, 또 용서하고 화합과 통합의 길로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역사의 한순간인 만큼 후대가 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