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사 수의계약 수순 밟나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사 수의계약 수순 밟나

기사승인 2025-08-13 06:00:09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아파트 정문. 이유림 기자

“상계주공5단지는 현재 나와 있는 매물도 거의 없어요. 시공사 선정했다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재건축이 한 번 멈췄잖아요. 그러면서 시장 분위기가 좀 신중해진 것 같아요. 가격 변동도 별로 없어요. 가격은 시공사 선정 이후에 변동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시공사 선정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수요자들이 있거든요” (노원구 공인중개사 A씨)

12일 재건축을 앞둔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를 방문했다. 한가득 짐을 들고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던 주민 B씨는 “재건축 얘기가 나온 지 꽤 되지 않았느냐. 다들 이미 좀 지친 상태”라며 “빨리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1987년 준공된 상계주공5단지는 19개 동, 총 840가구로 전용면적 31.98㎡ 단일 면적이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5개 동, 총 996가구가 될 예정이다. 상계주공5단지는 2023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계약 해지로 재건축이 한 차례 중단된 상태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이 미뤄진 건 분담금 때문이다.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 2023년 GS건설과 공사비 3342억원으로 3.3㎡(평)당 650만원, 공사기간 48개월에 계약을 맺었다. 당시 분담금은 5~6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용적률이 93%로 낮고, 대지지분이 적어 임대주택과 조합원 가구를 제외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3가구에 불과한 영향이다. 결국 소유주들은 분담금이 비싸다고 반발하며 GS건설과 계약을 취소했다. GS건설은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같은 해 12월 60억원 규모의 입찰보증금 반환청구 및 시공이익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다.

재건축이 잠시 멈추는 듯했으나 지난해 서울시가 ‘보정계수제도’를 도입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보정계수제도는 서울 평균보다 땅값이 낮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의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주는 제도다. 그러면서 상계주공5단지의 일반분량 물량이 늘어났다. 노원구의 정비계획변경안에 따르면 원래 상계주공5단지의 임대주택 수는 153가구였으나 55가구로 줄었고 일반분양 물량은 101가구로 늘어났다. 상계주공5단지 조합 관계자는 “일반분량 물량이 늘면서 1인당 분담금이 1억원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다시 시공사 찾기에 나섰다. GS건설 선정 당시보다 공사비를 120만원 올려 77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첫 번째 입찰을 진행했으나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이후 2차 현장설명회에 한화 건설부문, HL디앤아이한라, 두산건설 등 3개 건설사가 참석했고 한화 건설부문이 단독 응찰했다. 현행법상 경쟁입찰이 두 차례 유찰될 경우, 조합은 특정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화 건설부문과의 수의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상계주공5단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재건축 기대감에 매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8월에는 매매 거래가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마지막 거래는 지난달 20일로 전용면적 31.98㎡가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8일엔 같은 평수가 4억5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편 상계주공5단지 조합은 9월 중 시공사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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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