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과 산사태의 원인이 숲가꾸기와 임도라는 오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엄태원 우탄숲복원생태연구소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산림경영 논쟁관련 토론회’에서 “임도와 숲가꾸기는 재해를 예방하고 건강한 산림을 유지하는 데 필수”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엄 소장은 임도가 산불을 키우는 바람길 역할을 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3월 대형산불을 근거로 반박했다.
이에 대해 “올봄 경북 울주 산불 때 임도가 있는 화장산은 20시간 내 진화가 가능했지만, 임도가 없던 대운산은 128시간이나 걸리고 피해규모나 15배나 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사 사례로 2023년 경남 합천과 하동 산불 때 임도 유무에 따라 야간 진화효율이 82%대 17%로 차이가 났음을 제시했다.
엄 소장은 “임도는 산불 대응시간과 피해규모에 실질적 차이를 주는 인프라”라며 “초기 진입시간 단축에 따른 진화거점 확보가 산불확산 억제로 이어지는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숲가꾸기가 산불을 키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를 토대로 반박했다.
엄 소장은 “울진 산불 당시 숲가꾸기로 관리된 소광리 지역은 흉고직경이 높고 나무 간격이 넓어 수관화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지만, 관리가 안 된 지역은 흉고가 낮고 빽빽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는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 밀도가 낮고 지면 아래쪽 가지가 제거돼 산불이 위로 크게 번지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불지역의 자연복원 우선 주장에 대해서도 강원 고성군 산불피해지역 복원상황을 근거로 조림복원 타당성을 주장했다.
엄 소장은 “산불 피해지역을 방치한 지역에서 자라는 맹아림은 성숙한 숲으로 자라는 데 한계가 있어 조림복원으로 조성한 숲의 기능이나 자원적 가치가 제한적”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밖에 송이 채취를 위한 소나무 조림이 산불을 키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1973년 국토녹화 이후 인공조림 소나무는 전체 소나무숲의 7%에 불과해 침엽수림이 계획조림의 결과라는 것은 과도한 일반화”라며 “우리나라 침엽수림이 많은 이유는 유효토심이 낮고 척박한 유기물 함량 등의 특성상 침엽수가 정착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