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전국에서 약 2만5000세대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서울에서는 잠실르엘과 제기동아이파크 등이 청약을 앞뒀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입지 여건이 우수한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5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8월 전국에 총 2만5699세대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 1만7544세대, 지방 8155세대로 수도권이 약 68%를 차지한다. 수도권 중 서울은 1865세대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잠실르엘 일반 분양을 비롯해 경기 과천, 광명 등 대단지 분양이 계획돼 있다.
이달 분양 단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25일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송파구 ‘잠실르엘’이다. 송파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분양가에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이다. 잠실르엘은 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한 것으로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 전체 물량 중 일반분양 물량은 216가구다. 분양가는 전용 74㎡ 기준 17~18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 ‘제기동아이파크’는 6일부터 청약을 시작한다. 총 351가구 중 8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며 시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맡았다. 전용 59㎡의 분양가는 11억원대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에서 시작하는 첫 분양 단지다.
잠실르엘과 제기동아이파크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잠실르엘 인근 잠실파크리오 전용 84.79㎡는 지난 11일 29억8000만원, 지난 16일 30억원에 거래됐다. 반면 잠실르엘 74㎡ 분양가는 17~18억원 수준이다. 제기동아이파크는 인근 현대아파트 같은 평수가 7억원에 거래돼 약 4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다만, 잠실르엘의 경우 입주 시점이 빠듯해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을 거란 예측도 나온다. 잠실르엘의 입주 시점은 내년 1월로 당첨자 발표와 4개월 차이다. 일반적인 아파트 청약은 입주 2~3년 전에 이뤄지지만 잠실르엘은 재건축 막바지 단계에서 분양이 진행돼 잔금 납부까지 기간이 짧다.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일정이 빠듯하다.
6‧27 대출 규제로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유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대출이 가능하다. 잠실르엘 전용 74㎡ 청약에 도전하려면 대략 12억원의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 제기동아이파크 전용 59㎡ 청약을 넣으려면 약 4억원의 현금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는 서울 청약 수요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잠실르엘의 경우 대출 규제로 인해 잠실래미안아이파크보다 청약 수요는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물량이 적어 경쟁률은 오히려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기동 아이파크에는 1만명 가량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와 지방은 지역별로 수요 양상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잠실르엘의 경우 청약만 되면 거의 10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어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의 현금 부자들이 대거 청약을 넣을 것”이라며 “경기도와 지방은 지역별로 수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경기 철산자이의 경우 철산 일대 공급 물량이 많아 경쟁률이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