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잃으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뉘는데, 이 둘은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혈압과 맥박, 소화, 땀분비, 체온 조절 등을 의식하지 않아도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자율신경기능의 이상이 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로, 하나의 질병이라기보다는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여러 증상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자율신경이상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며 스트레스나 감정 변화, 과로, 수면 부족 등이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 자율신경계는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교감신경(스트레스 시 활성화)이 과흥분되어 심박수 증가, 수면장애, 위장기능저하(소화불량, 위식도역류질환, 변비) 등 전반적인 기능 부조화가 발생한다.
수면은 자율신경의 회복시간이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면 교감신경 항진 상태가 지속되고 다음날 과민 반응, 불안, 체온조절 이상, 혈압 변동, 만성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면증으로 오인하여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무호흡이 악화되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치매, 우울증 등 여러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 시에 자율신경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면, 다음 날 충분히 쉬어도 피로감이 쉽게 가시지 않으며 일어설 때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율신경실조증은 과도한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불규칙한 식사, 카페인, 흡연, 과음, 수면부족),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해서 나타날 수도 있으나, 당뇨병이나 파킨슨증후군을 포함한 신경퇴행성질환, 수면무호흡증, 자가면역질환, 원발성 기립저혈압, 기립빈맥증후군 등 기저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투여 약제(전립선약제, 베타차단제, 이뇨제 등)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여성은 사춘기, 생리 전후, 임신, 폐경기 등 호르몬 변화가 자율신경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자율신경기능검사는 자율신경기능의 이상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다. 자율신경이상 증상 자체는 다른 질환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율신경기능검사 결과 등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되는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치료를 시행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생활습관 조절이 중요하다. 수면패턴을 규칙적으로 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며 더운 여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증상 조절 목적으로 약물치료가 처방되기도 한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가 중요한 악화 요인이므로 인지행동치료(CBT)나 이완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립저혈압이나 기립빈맥증후군이 있는 경우, 하체의 근력을 기르는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단순한 피로나 신경과민이 아니라 신체 전반의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스트레스나 수면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자율신경의 회복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 두근거림과 어지럼증은 자율신경계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중장년층에서 새롭게 발생한 경우,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있는지 조기에 검사하고 교정 가능한 원인을 철저히 찾아서 해결하면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