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는 22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식의약 정책이음 열린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약사, 환자단체, 의료기기 제조업체 등 여러 주체가 참석해 의약품 정책에 관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오유경 처장에게 가장 먼저 전달된 건의사항은 의약품 점자 표기 관련 정책 지원 요구였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제약사들이 현재 점자 표기와 관련해 기술 개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업체들이 포장 재질이 다양하고, 점자 표기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의약품 점자 표기 확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오 처장은 “의약품 점자 표기와 관련해서는 식약처도 점자 표기된 의약품 군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점자 외에도 의약품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간편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제도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동반 질환 복합제 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원석 대한유팜 대표는 “제약사가 동반 질환 복합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임상 3상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미 확보된 임상 유효성 자료를 다시 20억 원가량을 들여 만들고 제출해야 하는데, 이러한 규제를 혁신해 제약사가 복합제를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건의에 대해 오 처장은 “이미 식약처가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민관 복합제 개발 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충분히 임상 경험이 축적됐고,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자료 제출 항목을 줄이는 등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며 “민관 차원에서 이미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며 원칙을 지키되 예외적으로 제출 서류를 간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으니, 관심있다면 협의체에 합류해 의견을 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생산이 중단된 희귀필수의약품에 대한 공급 지원 요구도 나왔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국내 생산이 중단된 글루카곤 제제 공급 지원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글루카곤 주사제는 저혈당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의약품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2017년 이후 제약사들이 원료 수급을 문제로 판매를 하지 않아 환자가 직접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모든 비용을 환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루카곤 제제는 국가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된 약이기 때문에 식약처가 나서서 환자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와 같은 건의사항에 오 처장은 “환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일단 식약처 차원에서 빨리 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에 나서고, 보험 급여와 관련해서는 심사평가원 등과 협의해 노력해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