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의 시대가 왔다.
젠지는 20일 오후 8시(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STC 아레나에서 열린 ‘2025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결승 애니원스 레전드(AL)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1~2세트를 따낸 뒤 3~4세트를 헌납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5세트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정상에 올랐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을 차지했던 젠지는 MSI 후 곧바로 진행된 EWC에서도 세계 최고의 팀임을 입증하며 2대 우승팀이 됐다. LCK 1라운드부터 이어진 매치 연승 기록을 ‘26’으로 늘렸다.
젠지가 1세트를 선취했다. 용을 중심으로 한 운영을 통해 드래곤 영혼을 획득한 점이 주효했다. 위기도 있었다. 중반부 ‘타잔’ 이승용에게 바론을 뺏기며 버프를 내줬다. 하지만 젠지는 다시 정비한 뒤 29분 미드 지역에서 AL을 눌렀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잠잠하던 2세트를 깨운 건 ‘기인’ 김기인이었다. 김기인은 11분 첫 한타에서 환상적인 궁극기 활용을 통해 상대 진영을 헤집었다. 당황한 AL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 채 4데스를 떠안았다. 젠지는 21분 아타칸 교전, 25분 미드 전투에서도 완벽한 한타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쓸어 담았다. 김기인을 뺀 나머지 4인도 매 전투마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뽐냈다.
2세트를 내준 AL은 3세트 초반을 주도했다. ‘플랑드레’ 리쉬안쥔의 레넥톤이 한타를 지배했다. 젠지는 적절한 대응에 실패하며 17분 드래곤 교전에서 완패했다. 23분 다음 용 전투에서는 레넥톤을 먼저 잡았으나 후속 한타에서 무너졌다. AL은 26분 첫 바론을 처치하는 등 주도권을 꽉 잡았고, 다음 턴에 진격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AL은 4세트 ‘카엘’ 김진홍의 블리츠크랭크 위주로 스노우볼을 굴렸다. 김진홍은 젠지 핵심인 ‘룰러’ 박재혁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이득을 챙겼다. 힘을 얻은 AL은 중반부 교전에서 한 끗 차로 이겼다. 젠지는 최선의 반격을 했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서 젠지가 특유의 한타력을 앞세워 역으로 ‘에이스(5인 제거)’를 띄웠다. 26분 미드 지역에서 AL이 급하게 들어온 것을 이용해 박재혁이 딜을 퍼부었다. 젠지는 ‘캐니언’ 김건부가 잘린 상황에서도 피지컬로 위기를 극복했다. 바론 역시 젠지의 몫이었다.
한순간에 불리해진 AL은 두세 번째 바론을 처치하는 등 게임 끝까지 저항했다. 유리했던 젠지는 AL의 거센 추격에 조금씩 흔들렸고, 결국 45분 한타에서 대패를 당했다. AL은 곧바로 젠지 진영으로 향해 넥서스를 파괴했다.
양 팀은 5세트 밴픽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젠지는 탑 카밀과 미드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골랐고, AL은 탑 블라디미르와 정글 제드로 받아쳤다.
젠지가 5세트 기선을 제압했다. 바텀 듀오가 상대를 압박하며 2킬을 획득했다. ‘쵸비’ 정지훈도 좋은 라인전 능력을 과시하면서 ‘샹크스’ 추이샤오쥔과 격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젠지는 20분 아타칸 한타에서 ‘에이스’를 달성하며 승기를 잡았다. 5인의 한타 호흡이 돋보였다. AL은 조급한 모습을 보였고, 서서히 주저앉았다. 28분 상대를 섬멸한 젠지는 AL의 넥서스를 부수며 매치 승리를 완성, EWC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