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판다” MG손보 재매각 합의…“소비자 피해 없을 듯”

“또 판다” MG손보 재매각 합의…“소비자 피해 없을 듯”

기사승인 2025-06-30 15:03:33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 등이 집회를 열고 재매각 추진을 의결했다. 박동주 기자

MG손해보험이 다시 매각에 부쳐질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MG손보 노동조합은 가교보험사 설립과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 및 총회를 열고 잠정 합의안 추진에 대해 조합원 281명의 동의를 얻었다.

MG손보지부는 이날 오전 국회를 통해 재매각 내용이 담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으며, 합의안이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실에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잠정 합의안을 승인하고 단식농성 중단도 의결했다.

합의안의 골자는 매각을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부실금융기관인 MG손보의 영업을 정지하고 계약을 임시로 이전받을 가교보험사를 설립해 5개 손해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할 계획이었다. 이번 합의안은 가교보험사 설립 후 정상영업을 이어가다 매각을 다시 시도하는 내용이다.

노조는 가교보험사 설립 후 영업정지가 이어져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할 경우 대부분 직원의 고용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가교보험사로 정상 영업을 당분간 이어간 뒤 매각한다면 고용 보장 가능성이 좀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간’ 합의안인 만큼 고용 보장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동진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개방형으로 운영하면 기존 MG손보 직원을 더 많이 재고용할 가능성이 있으나, 구체적인 매각 방식과 고용 계획, 비고용 인원에 대한 지원금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 매각을 위해 자산과 부채를 실사할 회계법인은 노조 주도로 선정한다. MG손보지부는 앞서 세 차례 매각이 무산된 원인으로 회계법인이 적용한 계리가정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만약 새로운 시도에도 매각이 무산되면 다시 계약이전을 진행한다. 

전속 보험설계사의 타사 이동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김동진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MG손보의 보유계약 90% 이상이 GA 채널을 통해 모집됐다”며 “설계사들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가교보험사를 통해 정상영업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노조가 앞서 인수자로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했던 메리츠손해보험은 새로운 매각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MG손보지부는 새로운 매각 시도 때는 회사를 메리츠손보에 넘기지 말 것, 5개 손해보험사에 나눠 팔지 말 것 등을 요구했고, 합의시 이 내용에 대해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MG손보지부는 민병덕 국회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는 여당 내 모임인 을지로위원회와 합의를 거친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 19일까지 이미 정부가 결정한 사항을 뒤집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노조의 노숙 단식 농성이 이어지며 합의안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과 배영진 MG손해보험지부장은 이날 기준 19일째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김동진 본부장도 15일 동안 단식 노숙 농성을 이어가다 이 위원장과 배 지부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조합원들이 합의안에 동의하기로 결의하면서 당장 소비자 피해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합의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과 단식 농성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전 노조원이 파업과 단식에 들어가면 보험금 청구나 지급 등 가입자 서비스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노조는 재매각에 대해서는 가교보험사 설립 시점에 이미 고객 계약이 이전되는 만큼 재매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