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권리 존중되어야

환자의 권리 존중되어야

글‧홍승봉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명예교수(뇌전증지원센터장, 강남베드로병원 신경과)  

기사승인 2025-05-27 12:44:03

빅4, 빅5 병원 이름이 의사의 질을 보장하지 못한다. 1차, 2차 병의원에 더 훌륭한 의사들이 많다. 환자의 말을 잘 듣고 설명을 잘 하는 의사, 더 좋은 치료가 필요할 때 즉시 다른 의사에게 의뢰하는 의사가 최고의 명의이다. 큰 병원에서도 의사의 실력은 차이가 많고, 진료 형태 (친절함, 설명 능력, 환자 존중 등)는 의사에 따라서 크게 다르다. 

사실 30~40년 전부터 한국 수련병원 교수들은 3분 진료를 해 왔다. 따라서 지금 활동 의사의 90% 이상은 3분 진료만 배웠고, 실제 외래에 참여하지도 못한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는 전공의, 전임의가 혼자서 1시간 동안 환자를 진찰한 후 다른 진료실에서 교수님과 토의한 후 함께 환자에게 다시 가서 교수님의 설명과 처방으로 끝난다. 이런 수련과정은 한국에서 불가능하다. 

미래의 좋은 의사들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공의, 전임의 외래 진료 교육비를 별도로 책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약 처방도, 설명도 제대로 못하는 전문의들이 계속 배출될 것이다. 

필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과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실제 의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에서는 환자 1명을 30분 - 1시간 동안 진찰하는 것이 의무적이다. 이 때 심층, 포괄적 진찰법을 배웠고 아직도 몸에 베여 있다. 국내에는 환자를 웃음으로 마지하고 먼저 인사하는 의사부터 본 척도 않고 말도 듣지 않는 불통 의사까지 다양하다. 

상급종합병원 각 의사들의 진료 행태는 환자 대화방 등에서 알려지고 불친절하고 불통 의사는 환자들이 점점 떠나간다. 같은 병원에 더 좋은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주치의를 변경하길 원하지만 병원 원무과는 단호하게 같은 진료과에서 절대로 주치의를 변경하지 못한다고 겁박한다. 이는 명백한 환자 권리의 침해이다. 

병원 원무과는 주치의 변경을 막지 말고 그 의사에게는 환자의 피드백을 전달하고 진료를 개선하게 해야 한다. 환자가 분명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원하는 다른 의사로 변경하게 하라. 일본과 미국 대학, 종합병원들에서는 환자가 주치의와 문제(소통 문제, 실력 문제, 불친절 등)가 있을 때에는 주치의를 변경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일본과 미국 전문의 답변이다. 

It is easy for patients to go to other doctors in the same hospital in Japan. 
(일본에서는 환자가 의사를 쉽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The US healthcare system caters to patients so patients have the right to change doctors, so that is often done to placate the patients. (미국 의료시스템은 환자에게 진료의사를 바꿀 권리가 있으므로 환자를 달래기 위해 종종 그렇게 합니다)

분당 국립대병원 신경과 환자는 주치의가 너무 싫어서 변경하려고 했는데 절대로 안 된다고 해 강남까지 왔다고 한다. 유명한 병원이라 큰 희망을 가지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병원 원무과가 압박하고 강제하면 안 된다. 보건당국은 대학병원 원무과가 환자의 권리를 잘 지키고 환자 의견을 존중하도록 교육과 행정지시를 해야 한다. 지금도 이런 문제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하는 순간 그 의사는 퇴보한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므로 죽을 때까지 배워야한다. 필자는 “60쯤 되니 조금 철이 드는 것 같았고, 75세쯤까지는 성장을 하는 것 같았다.”는 105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의 말을 체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