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품 수출중심 성장 한계…규제 아닌 인센티브로 가야”

최태원 “상품 수출중심 성장 한계…규제 아닌 인센티브로 가야”

기사승인 2025-04-22 16:32:27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싱크탱크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최근 한국경제의 도전과제와 대응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산업계와 관련해 “글로벌 산업 질서 변화로 한국의 ‘상품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포럼은 국회미래연구원이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고자 만든 포럼이다.

최 회장은 공급망 분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달라진 글로벌 산업 환경으로 거론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30년 만에 우리의 수출액은 5.5배 느는 등 성장의 밑거름이 됐지만 상품 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 등 한국 경제와 비슷한 파트너와 시장을 키워야 한다. 액화천연가스(LNG) 공동구매와 탄소 포집 활용 등에서 협력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급 인재를 국내로 유치해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게 하고, 지식재산권 수출 등 소프트머니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구체적 방법론으로 기업에 인공지능(AI) 등 인프라 구축과 규제 유예 특례를 함께 제공하는 ‘메가 샌드박스’ 모델과 기업의 자발적 사회 문제 해결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이 원하는 규제를 해당 지역에서만 풀고, AI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파격적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면서 “다른 나라에서 시행된 적은 없지만 일석다조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이 사회문제에 동참하도록 하고, 이를 측정·보상함으로써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규제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장은 발제를 통해 국가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지난 30년간 WTO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화 시대에는 국가의 산업 정책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현시대에는 적극적 산업 지원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산업 정책을 경제 정책의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과 거버넌스를 재구조화해야 한다”며 “국회와 산업계, 행정부의 소통·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동참하는 국회 미래산업포럼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분기별로 정기 회의를 열기로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세계 경제가 거대한 변곡점에 선 지금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청사진을 세워야 한다”며 “국가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하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