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교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절실합니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장애인 교원의 권익 보호와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8일 오후 5시30분 본청 9층 교육감실에서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 서울지부와 첫 공식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장교조 서울지부 출범 4년 만에 성사된 교육감과의 첫 대면 간담회로, 의미가 남달랐다.
간담회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시교육청 관계자, 박준범 장교조 서울지부장과 조합원 12명이 참석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교육감이 되기 전부터 장애인 문제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면서 “바쁜 일이 많아 이제라도 만나뵙게 돼 반갑다. (장교조는)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분들이라 자주 만나야되겠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장애인 교사라는 말이 붙는데 장애보다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교육 현장이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고 장애인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교단에 설 수 있게 돕는 게 교육청의 중요한 사명”이라며 “‘장애인의 날’과 무관하게 교육청이 장애인 학생들과 선생들을 위해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 듣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교육감은 일선 현장에서 장애인 교원들이 마주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그에 걸맞는 개선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수학급의 교육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한계와 제한이 많다”면서 “교육부와 국회에도 이야기해 최대한 현재 상황에서 교원들이 겪는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준범 지부장은 장애인 교원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이야기했다. 박 지부장은 “장애인 교원은 업무지원인력의 존폐 위기와 청각장애인 의사소통 지원 부족, 전담 지원 부서의 부재 등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차가운 거리로 직접 나가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또 “장애인 교원들과 교육감 간 만남의 정례화가 절실하다”며 “교육감과는 최소 연 1회 이상, 교육청 관계자들과는 수시로 만나뵙고 소통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장애인 교원 인력이 증가하는 데 반해 근무 요건과 지원은 정체돼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장애인 교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총 865명으로, 전체 교원의 1.98%를 차지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장애인 교원은 계속 느는데 안정적인 근무 요건과 실질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장애인 교원들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교육감은 “장애인 교원의 권리 보장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위해 장교조 서울지부와 적극 협력하겠다”며 장애인 교원과 교권 복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장교조 서울지부는 △교육청 내 ‘장애인 교원 지원센터’ 설치 △장애인 교원 업무지원 인력 제도 개선 △장애인 교원 연수 편의 지원 △충분한 장애인 교원 지원 예산 확보 △장애인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등 5대 요구사항을 교육청에 제안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도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의 근무여건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장애를 가진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장애인 인식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