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개한 현대차…“전동화 시대 선도할 것”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개한 현대차…“전동화 시대 선도할 것”

두 개 모터 내장한 신규 변속기 통해 성능과 효율 대폭 향상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연비 45% 개선 및 출력 강화
전동화 특화 기술로 승차감·편의성 극대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기사승인 2025-04-20 09:00:04 업데이트 2025-04-20 14:12:42
한동희 현대차 부사장이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조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시대를 선도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하이브리드는 EV와 내연기관 차량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한 것은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강화하고, 이를 전동화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 행사에서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을 발표하며, 전동화 전환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한동희 현대차 부사장은 “현대자동차의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은 지난 2011년 소나타에 탑재되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며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혁신적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우수한 친환경성과 편리성으로 세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훈 제품권역전략팀 파트장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 “하이브리드는 더 이상 친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효율을 높여 최적화된 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다양한 엔진과 유연한 조합으로 차종별, 지역별,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도. 조은비 기자 

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두 개의 모터를 내장한 신규 변속기를 중심으로 설계돼 다양한 엔진 라인업과 결합했다. 이를 위해 현대트랜시스와 협력해 구조와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변속기를 개발했다. 

주된 변화는 △엔진 직체결로 동력 전달 및 손실 저감 △시스템 출력 상향 가능 △주행 조건에 맞춘 엔진 모터 구동력 배분 최적화다. 

특히, 구동 및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P2 모터 외에도 시동 및 발전, 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신규 P1 모터가 추가돼 동력 성능과 효율성을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부드러운 변속감과 소음 및 진동 저감 효과까지 실현했다.

다양한 차급에 적용 가능한 유연한 설계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변속기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에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허용 토크는 기존 대비 약 25% 증가한 46.9kgf·m로 상향 조정되어 고배기량 터보 엔진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냉각 구조와 주요 부품 배치를 최적화해 출력 밀도와 토크 밀도를 각각 21%, 7% 향상시키며, 변속기의 크기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해 탑재 용이성을 확보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도. 조은비 기자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성능과 효율 극대화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첫 파워트레인으로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했다. 이 엔진은 기존 대비 설계와 제어 기술을 개선해 효율성을 극대화했으며, 불필요한 부품 제거와 고효율 사이클 도입으로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특히, 과팽창 사이클 적용으로 연소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대형 SUV 기준 최고 연비 14.1km/ℓ, 시스템 출력 334마력, 최대 토크 46.9kgf·m를 자랑하며 동급 내연기관 모델 대비 연비는 약 45%, 출력은 약 19% 향상됐다.

박종국 전동화구동시험1팀 책임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소형차부터 후륜 구동차까지 발전해나갈 예정”이라며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설계 시 혼합기 유동 강화, 하이브리드 최적 고효율 사이클,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설계로 엔진 본연의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특화 기술로 주행 경험 혁신

현대차그룹은 신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외에도 다양한 전동화 특화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AWD),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e-VMC 2.0, 긴급 조향 보조 기능인 e-EHA 2.0 등이 포함된다. 또한, 스테이 모드를 통해 정차 중에도 엔진 없이 공조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스마트 회생 제동과 HPC(Hierarchical Predictive Control) 기술은 배터리 충전량과 회생 제동 강도를 최적화해 연비를 더욱 향상했다.

(왼쪽부터)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 절개 모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 절개 모델. 조은비 기자 

하이브리드 풀라인업 구축 및 글로벌 확장

현대차그룹은 신규 하이브리드 변속기를 기반으로 소형부터 대형, 럭셔리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달 양산을 시작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주요 모델에 확대 적용하며, 오는 2026년에는 후륜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라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6%로 늘리고,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오랜 하이브리드 개발 경험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 등으로 축적한 모터 및 배터리 제어 기술을 활용해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강화하고, △스테이 모드 △V2L(Vehicle To Load) △스마트 회생 제동 등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전동화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적용된 V2L은 전기차와 동일하게 최대 출력 3.6kW를 지원해 캠핑 및 차박 등의 상황에서 다채로운 전동화 경험을 선사한다.

V2L은 엔진 가동 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스테이 모드에서는 배터리 용량의 최대 50%(SoC 80%에서 30%까지)까지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전동화개발담당 한동희 부사장은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신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고객에게 환경친화적이고 우수한 차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