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슈퍼박테리아 잡는 바이오나노기술'… 생명연, 신규 항생제 개발

[쿠키과학] '슈퍼박테리아 잡는 바이오나노기술'… 생명연, 신규 항생제 개발

금나노입자·지질나노입자 활용 슈퍼박테리아 치료 새 가능성 제시
특정 병원균 선택 사멸 신개념 항균 치료기술 기대

기사승인 2025-04-08 15:23:05
시데로포어-금 나노입자 기반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제작 및 적용 개요. 금나노입자(AuNP)에 시데로포어를 결합한 신규 나노입자(AuNP-NSC)는 시데로포어를 인식하는 세균의 운송단백질을 통해 세균 세포 내부에 축적e되고, 808㎚ 근적외선 처리 시 강한 열을 발생해 세균을 사멸시킨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테리아 치료를 위한 신규 항생제 개발 비용이 증가함에도 내성 발현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사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두 가지 이상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 증가로 기존 치료법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슈퍼박테리아가 차세대 팬데믹을 가져올 것을 경고하는 등 새로운 항균 치료법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바이오나노기술로 슈퍼박테리아 해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이 바이오나노기술을 이용해 슈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금나노입자·지질나노입자 기반 신규 항생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세균 생존에 필요한 철분을 세포 내로 이동시키는 유기물질 ‘시데로포어’에 금나노입자를 결합하고 808㎚ 파장의 근적외선을 비췄다.

이 결과 세균 속에 들어간 금나노입자가 순간적으로 수백 ℃ 열을 발생시켜 실험대상인 녹농균을 물리적으로 사멸시켰다.

실제 피부감염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신속하게 상처가 치유되고, 면역세포나 정상피부 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높은 생체안전성을 보였다.

시데로포어-금 나노입자의 슈퍼박테리아 항균 및 상처치유 효과, a)피부감염 모델을 통한 약물 유효성 검증 모식도 b)피부감염 개선 및 상처 치유 효과 사진 c)감염 조직 내 세균 수 감소 효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아울러 연구팀은 다른 연구에서 세균 내로 유전자 편집시스템(CRISPR-Cas13a)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질나노입자를 제작했다.

신규 지질나노입자에 사용된 CRSIPR-Cas13a는 가이드 RNA가 세균의 특정 유전자를 인식하면 유전자 편집시스템에 있는 효소(Cas13a)가 세포 내 RNA를 무작위로 분해해 세균이 사멸했다. 세균을 사멸시킬 수 있다.

이를 패혈증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새로운 지질나노입자에 의해 세균 몸으로 들어간 유전물질이 치명적인 유전자 편집을 일으켜 세균이 사멸하고 패혈증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질나노입자 세균감염 치료 모식도, A)다양한 지질을 조합한 지질나노입자 제작 모식도 B)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모식도

이 기술은 인체에 유익한 균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특정 병원균만 선택적으로 사멸시켜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하면서 슈퍼박테리아를 제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류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범위 항생제와 달리 특정 슈퍼박테리아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인체의 정상 세균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슈퍼박테리아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2월 2일 국제학술지 ‘ACS Nano(IF 15.8)’에 게재됐고, 지난달 14일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IF 10.0)’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논문명 : Siderophore-Functionalized Nanodrug for Treating Antibiotic-Resistant Bacteria / 교신저자 : 생명연 류충민‧권오석 박사 / 제1저자 : 서휘원 박사, 하시영‧김진영 선임연구기사)
(논문명 : Lipid Nanoparticle-Mediated CRISPR-Cas13a Delivery for the Control of Bacterial Infection / 교신저자 : 생명연 류충민‧김다정 박사 / 제1저자 : 김부건 박사후연구원)

(왼쪽부터)서휘원 박사, 김다정 박사, 김진영 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