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앞둔 전공의, 싸늘한 여론 속 환자단체와 대화

복귀 앞둔 전공의, 싸늘한 여론 속 환자단체와 대화

기사승인 2025-07-28 11:44:18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곽경근 기자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8일 환자 단체와 만난다. 두 단체가 만나는 것은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대전협 비대위) 위원장을 비롯한 전공의 3~4명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을 찾아 안기종 대표와 연합회 소속 10개 단체 관계자를 만난다.

이번 만남은 한 위원장이 환자 단체의 국회 앞 1인 시위 현장을 찾아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고 밝히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회는 “환자들이 또다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에 나서달라”며 지난 22일부터 국회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환자 단체 관계자들로부터 전공의 복귀 등에 대한 환자들의 입장을 듣고, 전공의들의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최 간담회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겪었을 불안감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환자와 만남을 갖는 것은 최근 우호적이지 않은 국민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환자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을 향해 복귀에 앞서 그간 빚어진 진료 차질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이미 수련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며 조건 없는 복귀가 이뤄져야 하며 의료사태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만남이 전공의와 환자의 간극을 잇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년 반가량 이어진 의정 갈등 속에서 환자들은 치료·수술 지연, 응급실 뺑뺑이 등 이미 많은 피해를 입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한 ‘환자 피해신고·지원센터’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이탈한 지난해 2월19일부터 올해 2월18일까지 총 6260건의 환자 상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933건은 피해신고서로 공식 접수됐으며, 사망 관련 신고는 21건에 달했다. 그러나 즉각 대응팀이 개입한 사례는 단 11건뿐이었다.

전공의 복귀를 두고 환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집단행동과 특혜 제공이 반복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정부는 의료공백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