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보고했다. 핵 시설을 공격당한 이란 측은 이스라엘에 미사일 보복을 이어갔다.
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지상 시험용 농축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나탄즈 핵시설의 지하가 공격받지 않았지만, 전력망 공격으로 원심분리기 손상이 의심된다고 보고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나탄스 핵시설 내부 방사능·화학 오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내부 오염은 별도의 보호조치로 통제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은 IAEA에 ‘포르도 연료 농축 시설’과 ‘아스파한 내 다른 시설’을 공격받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장 문제가 된 곳은 나탄즈 핵시설이다. 이 시설은 무기로 전환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주요 공격 지점으로 지목돼왔다.
IAEA 측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로구 사무총장은 “IAEA는 핵시설 보호와 평화적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전문가를 이란에 파견할 준비가 됐다”며 “핵시설은 공격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 “위험한 테러리스트” 이스라엘 “핵확산 어겨”
이란과 이스라엘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서로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스라엘 정권이 미국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여러 도시에 조직적인 군사 행위를 감행했다”며 “78명이 사망했고, 320명이 부상당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 시설 공격’에 관해 “국가 차원을 넘어 국제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유엔헌장과 시스템, IAEA 권위 등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유엔이 이란의 핵 개발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정권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유럽과 아시아, 미주로 뻗어 나갔을 것”이라며 “전 세계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행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추가 공격’을 두고 “위협을 제거했다고 확신하는 순간까지 계속하겠다”고 예고했다.
양측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후 재차 군사적 충돌을 벌였다. 이란은 핵시설을 공습한 이스라엘에 연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테헤란과 서브 케르먄샤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확인하고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100여기 규모로 대부분 요격됐다고 밝혔다. 다만 요격 과정에서 생긴 파편 등으로 건물 일부가 손상되고, 사람들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