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갑씩 20년 흡연하면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 54배

하루 한갑씩 20년 흡연하면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 54배

건강보험연구원, 유전정보 활용 흡연 유해성 분석
“흡연, 암 발생 위험요인 재확인”

기사승인 2025-05-19 11:42:19
한 시민이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입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하루에 한 갑씩 20년 넘게 담배를 피우면 소세포폐암에 걸릴 위험이 54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18일 흡연·유전요인과 암 발생 위험 간 관계에 대해 연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유전위험점수(PRS) 자료, 중앙암등록자료, 건강보험 자격자료를 연계해 2020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다.

흡연이 폐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비흡연자와 견줘 과거 흡연 경험자가 폐암 발생 위험이 1.99배 높았고, 현재 흡연자는 3.25배 높았다. 30년 이상·20갑년(하루에 담배 1갑을 20년간 피운 흡연량) 이상 현재 흡연자는 5.73배 더 위험했다. 폐암 중에서도 소세포폐암은 비흡연자보다 과거 흡연자가 11.20배, 현재 흡연자가 35.78배 발생 위험이 높았다. 30년 이상·20갑년 이상 현재 흡연자의 위험도는 54.49배까지 치솟았다.

전체 후두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편평세포후두암은 30년 이상·20갑년 이상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8.30배 발생 위험이 높았다. 편평세포후두암은 88.0%, 편평세포폐암은 86.2%가 흡연이 암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요인은 전체 폐암 발생의 0.7%, 편평세포폐암 발생 0.4%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보험정책연구실장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요인은 폐암, 후두암 발생과 개연성이 없거나 극히 낮지만, 흡연은 암 발생의 강력한 위험요인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담배회사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약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법원은 흡연과 폐암·후두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최종 변론일은 오는 22일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