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H 신약’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부상…개발 열기 후끈

‘MASH 신약’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부상…개발 열기 후끈

기사승인 2025-05-19 06:00:07
쿠키뉴스 자료사진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허가된 치료제가 한 개 뿐인 상황에서 시장이 ‘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몇몇 후보물질이 임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지만, 향후 10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개발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를 승인했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MASH 치료제는 레즈디프라가 유일하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섬유화나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MASH는 비만, 당뇨 같은 대사질환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명확한 표적을 설정하기 어렵고, 발병 기전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탓에 임상시험 설계도 까다롭다. 이 때문에 여러 제약 기업의 개발 과정엔 어려움이 따른다. 유한양행은 MASH 치료제 후보물질 2종(YH25724·YH33619)을 개발해 각각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기술을 수출했지만, 지난해부터 연달아 반환 통보를 받았다. 외국 대형 제약사도 애를 먹고 있다. 미국 화이자의 경우 2023년 12월 MASH 신약 후보물질인 ‘다누글리프론’이 임상 2b상에서 높은 이상반응 발생률이 나타나 개발을 중단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셀론서팁’, 미국 애브비의 ‘아세라팁’도 임상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숱한 실패 속에서도 제약사들이 MASH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매력적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MASH 치료제 개발과 글로벌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은 2024년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552억원)에서 2030년 92억6000만달러(약 13조141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사들의 MASH 신약 개발은 이어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DA-1241’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 2상 탑라인(주요지표) 데이터 분석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돼 상반기 중 FDA와 2상 종료를 위한 데이터 리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이 2020년 8월 미국 MSD에 기술 이전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글로벌 임상 2b상 단계에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로, FDA의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일동제약의 ‘ID119031166’,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GM-60106’, 디앤디파마텍 ‘DD01’ 등 MASH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사이상지방간염은 심각한 간 섬유화와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영역으로 꼽힌다”며 “MASH 치료제는 다른 동반질환 치료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