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질환 저조한 호스피스 이용…“환경·인식 개선 필요”

말기 질환 저조한 호스피스 이용…“환경·인식 개선 필요”

“인프라 부족에 대상 환자 26%만 이용”
인식 전환 및 질환별 가이드라인 필요성 강조

기사승인 2025-08-05 10:54:07
김대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이 4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정책 심포지엄’에서 말기 질환자의 호스피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각종 질환의 말기에 다다른 환자들이 호스피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려면 관련 인프라와 함께 전통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대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은 4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정책 심포지엄’에서 국내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의 현황에 대해 전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밝힌 ‘2024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 내용 등을 들어 말기 환자들의 저조한 호스피스 이용률을 짚었다.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200곳의 호스피스 기관 이용률은 2023년 기준 26.2%에 그쳤다. 2024년 기준 이용 비율은 통계 정리를 거쳐 10월 이후에 발표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4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호스피스 시설 이용률은 2023년 기준 26.2%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제공

김 센터장은 “지난 2015년 호스피스 치료가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 받은 이후, 그리고 2018년 연명의료 결정법 제정 뒤에 호스피스 이용률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도 “대상 환자의 4분의 1만 제도를 활용하는 현실은 결국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말기 환자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려면 평균 3주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리적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치료를 원해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완화의료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기존에는 호스피스를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갖는 수단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젠 증상 완화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이뤄져야 하는 적극적 치료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예전에는 호스피스를 권하면 ‘치료를 포기하라’는 말로 인식한 것이 사실이다”라며 “생애 말기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돌봄의 형태로 바라보는 변화가 있어야 실질적 제도 개선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식이 바뀌어야 복지부가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며 관련 인프라를 늘리고, 암이 아닌 질환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선 현장 의료진이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겪는 환자에게 호스피스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호스피스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해 완화의료라는 표현을 더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활발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