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이 되려면 국내 업체들의 끊임없는 기술개발 노력은 물론, 국내외 제품 인증과 해외시장 개척, 인력지원 등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중요합니다. 정부가 미래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으로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을 해주길 바랍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과 대한민국 의료기기 업체들의 성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이재화 이사장(사진)은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고부가가치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업체와 정부, 그리고 의료기기조합과 같은 관련 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중견 의료기기업체 대성마리프 회장으로 직접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는 이재화 이사장을 만나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와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건복지부 허가로 1979년 설립된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하 의료기기조합)은 500여개 의료기기제조업체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지난 30여년간 줄곧 국산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주요 업무와 기능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수출증진을 위한 국내외 전시회 개최와 참가, 고용노동부의 의료기기 산업 재직자 교육 위탁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P(우수의료기기제조관리기준) 전문교육기관 역할 수행, 중소기업청의 비교임상 및 성능평가 지원사업의 운영기관 등 제조업체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대한 각종 사업과 연구용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수출 확대를 위해 해외 전시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재 두바이 아랍헬스, 독일메디카, 중국CMEF 전시회 등 매년 10여개의 해외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의료기기조합 이사장 취임 이후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의료기기업계 단합에 구심점 역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과 조합원사(社) 발전을 위해 조직을 강화하고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조합원에게 봉사하는 조합 조직이 되도록 변화를 시도했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조합업무의 직무분석을 실시해 핵심기능을 강화하고 업무 통합을 통한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시켜 조합원에게 필요한 조직이 되도록 만들고 있다.
또 하나는 조합원간 단합을 위한 노력이다. 국내 의료기기업계도 정부의 신성장동력 산업에 걸맞는 산업성장과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이러한 의견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의료기기조합 사업 계획은?
올해 의료기기조합은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첫 번째 목표는 국산 의료기기 수준 향상을 위해 병원과 기업들이 협력하고 있는 ‘의료기기 상생협력포럼’ 활성화이다. 상생협력포럼을 통해 국산 의료기기 개발에 대한 의료진, 연구진의 관심을 높이고 이를 기업들이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의료기기조합은 기업과 병원, 정부와 병원, 정부와 기업간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두 번째 목표는 수출기업의 해외 마케팅 활동 지원과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할 해외종합지원센터 설립이다. 이를 통해서 국산 의료기기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출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종합지원센터 운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올 상반기 내로 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
세 번째 목표는 의료기기 4개 단체와의 협력 강화이다. 의료기기조합은 의료기기 기업들이 모여 만든 최초의 단체로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과 30여년 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 왔다. 국내 의료기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생을 모색할 것이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평가와 발전 전략은?
최근 발간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2011년 3조 3665억원으로 2010년 대비 13.6% 증가했고, 수출액도 2006년 7810억원에서 2010년 1조6816억원으로 연평균 21.1%씩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국산 의료기기 기업들의 생산액과 수출액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무역 적자규모는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국내 종합병원 70% 이상이 국산 장비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국산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대학병원을 비롯한 종합병원이 국산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품질이 낮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업계의 단합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우선 고품질의 의료기기 생산으로 경쟁력이 갖춰 질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 토대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한-미, 한-EU, 한-중 등 FTA협정에 따른 시장개방으로 높아져 가는 무역장벽과 기술 장벽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해 경쟁하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국내의료기기시장에서 수입제품과 국내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1년을 기준으로 65대 35로 수입제품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2004년 이후 국내 생산액이 수입액보다 낮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매년 생산액의 50%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구조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의료기기를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사용하고 있고, 그 자리를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의료기기사업을 할 경우 제조 보다 수입이 쉽고,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으며, 내수판매 보다는 수출이 쉽다는 것이 관련 종사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남은 임기동안 “의료기기산업의 중심은 제조이며 제조가 중심인 산업이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제조업체가 대접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의료기기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제조하기 좋은 나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닦는데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