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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인데 떡볶이를 먹어도 되나요?2013-08-10 09:28:01


글- 황한성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문이 열리고 산모와 남편이 진료실로 들어온다. 검사결과를 향후 일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나면, 산모는 조심스럽게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든다. 요즘은 스마트폰을 꺼내는 경우도 많다. 수첩에는 깨알같이 적인 글들이 있고, 이내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일상생활 중에 의사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도 막상 진료실에만 앉으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바로 메모해서 진료실에 가지고 오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그런데 의사 입장에서 수첩에 적힌 깨알 글씨들을 보면 과연 시간 내에 충분히 다 설명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생선회를 먹어도 되나요?” “떡볶이 먹으면 안되나요?” “파마해도 되나요?” “인터넷에 보니 수박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진짜 먹으면 안되나요?”

매번 받게 되는 질문들은 비슷하다. 그러나 산모마다 관심사는 조금씩 다르다. 요즘에는 산모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많은 글을 읽으며 정보를 얻다 보니 진료실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많다.

사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면 좋은 글 보다는 안 좋은 글들이 더 많다. 별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임신을 유지해서 순산한 산모는 일부러 인터넷에 글을 많이 쓰진 않는다. 대신 확률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일부의 문제가 생겼던 산모들의 글은 날개를 달고 인터넷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녀서, 글을 읽는 다른 많은 산모들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그 동안 공통적으로 산모들이 궁금해 했던 것과 진료 중에 받은 질문들 그리고 인터넷을 조사해서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정리하면 불안감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해서 정리를 해 보았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는 음식의 종류는 짜고 매운 것, 인스턴트 음식, 알로에, 팥, 율무, 녹두, 생강, 감, 수박, 멜론, 참외, 배, 파인애플, 복숭아, 생선회, 참치, 복어, 생강, 마늘, 인삼, 술, 담배, 콜라, 카페인(커피, 녹차, 초콜릿 등), 식혜, 수정과 등이다.

이중 술과 담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식혜와 수정과는 전통적으로 젖을 말리기 위해서 사용하던 방법으로 임신기간 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커피의 경우 임신 전에 하루에 몇 잔 이상씩 마시던 산모도 많다. 학회 권장 사항에 따르면 며칠에 한 번 정도 진하지 않은 커피를 마시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생선회는 산모가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먹지 말라는 것이지, 어쩌다 좋은 회 한번 먹는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참치 같은 생선은 살에 축적된 수은이 많아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맞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술, 담배, 참치류 생선 등 꼭 피해야 하는 것 이외에는 가끔 먹는 것에 대해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덧이 심해서 어쩌다가 매콤한 떡볶이를 한번 먹었다고 문제가 되겠는가?

오히려 평소에 먹지 않던 것을 임신 중 몸에 좋다고 먹다가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은 골고루 여러 가지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어느 한 가지를 몸에 좋다고 계속 먹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변비는 많은 산모가 겪는 고통 중의 하나다. 주로 임신의 영향으로 장 운동이 감소해서 생기는 경우, 자궁(아기집)이 커져 장을 눌러서 생기는 경우, 활동량이 줄어서 생기는 경우, 철분제를 복용해서 생기는 경우 등 생기는 원인이 다양하다. 임신 시기에 따라서도 남들이 변비를 극복한 방법이 지금 나에게 꼭 맞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해 보아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육류 대신 채소나 과일 등을 섭취하고, 호두, 잣 등 견과류를 섭취하며, 변비에 좋다는 요구르트도 좋다. 자두를 이용한 주스도 도움이 된다. 물을 평소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파마와 염색은 임신 기간 중에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유는 파마나 염색을 위해서 사용하는 파마약, 염색약의 성분과 효과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임신기간 중에는 잘 모르는 것은 피해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임신 초기에 모르고 한번 파마를 했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임신 기간 중에도 여러 가지 치과 관련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지주질환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조산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외의 대부분은 미룰 수 있다면 분만 후로 치료를 미루는 것이 추천된다.

임신기간 중에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필수 요소는 아니다. 평소 골고루 음식을 잘 섭취하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산모의 경우 반드시 영양제를 섭취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정량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산모에게 혹시 부족할 수 있는 필수 영양소의 보충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임신 전부터 임신 초기까지 꼭 복용해야 하는 엽산제와 임신 중기부터 복용해야 하는 철분제라고 할 수 있다.

옛말에 ‘닭살을 먹으면 아기가 닭살이 된다.’ ‘뼈 없는 음식은 먹지 마라.’ ‘오리를 먹으면 손발이 붙어서 나온다.’ 같은 미신적인 문구들이 많이 회자됐다. 그 당시에는 심각하게 생각하는 산모들도 많았겠지만, 요즘에 이런 말은 제대로 믿는 산모는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임신부에 대한 정보의 과잉은 자칫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정상적인 식품을 골고루 섭취만 한다면 특별히 제한을 두거나 특별히 더 먹어야만 하는 음식은 없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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