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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등 다양한 심혈관계질환을 야기하는 ‘흡연’2018-01-26 00:06:01

흡연의 유해성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흡연으로 몸이 힘들어지거나, 질병을 얻기 전까지는 금연을 하기 힘들어한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금연의 날 테마로 ‘흡연과 심장’을 선정했다. 이에 최근 방한한 영국 런던 휩 크로스&세인트 바조로뮤 병원 심장병 전문의 샌디 굽타 박사를 만나 흡연이 심혈관계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흡연이 심장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금연을 위해 의료진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해외에서 금연을 위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국내 의료진들과 의견을 나누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샌디 굽타(사진) 박사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에 대해 “매우 중요한 연구가 있다. 란셋지(The Lancet)에 게재된 Interheart 연구로 52개국 대상으로 심장마비 발생률과 발생요인에 대해 조사했는데 그 결과 전세계 급성심근경색의 주요 발생 요인으로 ▲당뇨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흡연 등 4가지가 있었다”며 “이는 전 세계 지역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난 요인으로 가장 주요하다. 이외에도 비만, 운동부족, 가족력, 스트레스 등 다양한 위험요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스텐트 등 시술환자 사망률 증가, 약물작용도 방해
그렇다면 ‘흡연’은 왜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됐을까. 이에 대해 샌디 굽타 박사는 “일반인들도 보건의료전문가들도 흡연이 신체 건강에 유해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흡연은 전신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심혈관계 문제와 여러 기전으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담배 한 대 안에 7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고, 암과 직접 연관 있는 것만 80여종이 있다. 동맥에 독소로 작용하거나 염증을 촉발시킬만한 물질도 많고, 세포 손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심장 박동, 판막, 근육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부전이 발생하는 등 심장에는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흡연은 특히 관상동맥 질환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해 스텐트, 우회술 시술 받은 환자가 계속 흡연을 하게 되면 사망률도 높아지고, 이미 받은 시술들이 무용지물 되기도 한다. 약물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약, 혈압 약을 복용하면서 흡연을 하게 되면 약효가 떨어진다. 아스피린을 복용해 혈액응고를 막도록 하는데 흡연을 하면 아스피린 작용에도 방해가 되어 혈액 응고가 더 잘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금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금연은 상담과 치료 병행돼야…각자의 상태에 맞는 전략 필요
그는 금연을 위해서는 상담과 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샌디 굽타 박사는 “(금연은) 각 환자마다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금연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의지만으로 금연하면 5-10% 정도만 성공한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함께 받으면 보다 장기 금연성공률이 높아지고 가장 효과적”이라며, “흡연자, 특히 중증 흡연자의 경우 니코틴 금단 증상이 정말 심해서 못 끊는 것이고, 금연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주변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흡연 시 담배의 여러 물질 중 니코틴이 뇌를 자극해 마음이 편해지도록 하는 도파민을 분비되게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의 도파민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고 싶어지고, 흡연을 지속할수록 도파민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돼 흡연량이 많아진다. 흡연력이 길수록 뇌의 니코틴 수용체도 많아진다”며 “때문에 금연치료나 금연 보조치료로 뇌의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한다. 니코틴이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면 도파민이 분비돼 정신적 만족감을 느끼는데 챔픽스 같은 치료제는 니코틴과 경쟁해 동일한 수용체에 결합하고 도파민을 약간씩 분비시킨다. 즉, 체내에서 니코틴 수용체와 도파민 분비물질의 균형을 찾아줘 환자들은 담배생각이 줄어든다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존하는 모든 금연 보조치료옵션 중 치료제에 가장 가까운 것이 챔픽스다. 뇌의 니코틴 수용체의 깨진 균형을 회복 시켜주는데 금연 성공자를 보면 비흡연자 수준으로 수용체 수가 다시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다”며 “금연하기 위해 반드시 챔픽스를 써야만 한다는 게 아니라 어떤 방법이든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하면 된다. 다만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지로만 끊거나 보조요법으로 끊었을 경우를 비교해보면 금연상담과 금연치료제를 병행한 경우 장기 금연유지율이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니코틴 중독되는 ‘담배’…거부감 줄이는 마케팅 경계해야
그는 최근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샌디 굽타 박사는 “영국에서는 의료계 의견이 두 가지로 나뉜다. 일부 보건의료전문가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금연을 하려는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니코틴은 포함돼 있다. 나머지 일부는 장기적 유해성이 너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폐나 순환기에 전자담배가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던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통해 흡연을 시작하는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 특히 향이 가미된 전자담배는 젊은이들이나 어린 청소년들에게 거부감이 덜하다.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고 발암물질도 적다는데 정말인지도 의문이다. 특히 전자담배가 금연 보조제로 포지셔닝되는 것은 매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자담배, 물담배, 씹는 담배 모두 니코틴 중독을 야기하는 담배다. 폐암, 심장질환, 방광암 등 흡연으로 인한 질환들이 대부분 흡연량 많아질수록 발생률 높아진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사람의 경우 유해 물질이 줄었다 하더라도 심각하게 위험할 수 있다”며 “전자담배가 대안적인 담배나 금연 보조 기기처럼 포지셔닝 되는 것은 상당히 조심해야 하고, 트렌디하게 느껴지게 만든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전자담배도 니코틴 중독을 일으키는 담배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가격, 비가격 금연정책을 추진 중이다. 영국에서도 다양한 금연정책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고 있다. 샌디 굽타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사망률 저감 정책이 금연정책이다. 담뱃값 인상, 금연구역확대, 금연지원서비스 확대 등 정부들은 다양한 금연정책을 시행한다. 개인적으로 흡연자를 처벌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금연을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몇 년 간 한국의 금연지원 서비스가 매우 확대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굉장히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금연정책’ 전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사망률 저감 정책…영국, 흡연환자의 심장수술 거부하기도
그는 “개인적으로 흡연율 절감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게 금연 구역의 확대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의대 다니던 시절 영국의 식당이나 펍에 갔다 오면 비흡연자임에도 온몸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비행기 내에서도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있었다. 영국에서 2007년 공공장소 금연이 도입됐는데 이제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변화의 폭이 매우 드라마틱했다”며 “흡연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흡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비극적이다. 어릴 때부터 천식 환자가 많아지기도 했다. 그래서 영국 웨일즈에서는 소아청소년이 타는 차량 내 흡연을 금지시키는 법안이 시행됐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담배 연기 농도가 약 20배 높아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에서는 심장 외과 전문의들이 흡연 환자의 심장 수술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다만 흡연을 했다는 이유로 치료거부를 하는 게 정당하냐는 문제는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흡연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보다는 금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연 후 전신마취 수술을 받도록 강조하는 의료진의 움직임도 있다. 흡연자의 경우 수술 후 흉부 감염이나 폐 관련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영국에서는 1차 진료(primary care) 중심으로 금연지원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1차 의료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고지혈증, 당뇨병, 혈압 관리 등과 함께 금연지원서비스로 잘 연계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내의 금연지원센터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금연지원센터로 연계되어 가면 담당 전문가들이 금연을 돕는다. 상담사나 의료진들이 금연을 돕고 있다”며 “한국은 의료기관에서 금연치료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 영국에서는 의사뿐 아니라 약사, 간호사들까지 금연 관련 서비스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년 째 노력한 결과 영국의 전체 흡연율은 현재 18%다”라고 말했다.

샌디 굽타 박사는 “흡연자의 70%는 금연을 하고 싶어 한다. 이런 흡연자들이 금연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병원에서는 심장내과 방문 환자들이 대기하는 동안 간단한 설문을 통해 흡연여부와 금연 서비스 정보 제공 동의여부를 확인한다. 금연 서비스에 동의한 분들께 담당센터에서 연락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간단한 방법이지만 이 설문 이후 금연 진료 건수가 늘어났다. 심장 전문의들이 적극적으로 금연 캠페인을 하는 게 어렵다 보니 금연서비스로 연계하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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