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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각미인보다 웃는 미인이 아름답다"2017-11-06 00:06:00

한동안 부작용부터 치과와 성형외과 간 다툼까지 다양한 논란을 낳았던 양악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위해 건국대학교병원 양악수술센터를 찾았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 구강악안면외과를 전공한 후 서울아산병원과 건국대병원에서 30여년간 양악수술을 해온 김재승 교수(사진)를 만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첫 만남에서 김 교수는 양악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묻자 대뜸 “블라인드 면접에 대해 알고 있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외모지상주의와 양악수술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흔히 진행되는 블라인드 면접은 응시자의 학력이나 지역 등을 배제하고, 실력과 경험, 성격등 응시자의 내면을 중심으로 보는 면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진짜 블라인드 면접을 보려면 음성변조를 하고 장막으로 응시자의 외모를 가린 채 봐야하는 것 아닐까요?”

김 교수의 물음에는 블라인드 면접이 각광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내포돼 있었다. 외모도 경쟁력이라며 외향에 치중하는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그리고 그를 찾는 환자들의 많은 수는 이 같은 외모지상주의적 성향에 직ㆍ간접적 영향을 받은 이들이라고 말했다.


◇ 누굴 위한 양악수술인가?

김 교수는 양악수술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턱의 비대칭 등을 이유로 상담을 받으러 오지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결국 좀 더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방안으로 수술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 가족이 함께 상담을 오는 경우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곤 한다고 전한다. 딸은 최대한 예뻐지기 위해 양악수술을 하고 싶어하지만 어머니는 교정이나 하악수술만으로 큰 탈 없이 문제를 해결하려하고, 아버지는 멀쩡한 얼굴에 손을 댄다며 화를 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서로 다른 TV 채널을 선택하듯이 세 사람의 머릿속에는 건강과 기능, 아름다움의 서로 다른 기준이 있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그림처럼 예쁘다. 조각처럼 잘 생겼다는 표현을 하지만 정작 수술로 아름다움을 갖추더라도 낯빛과 표정이 어두우면 끌리는 얼굴이 될 수 없다. 얼굴의 사회심리학적인 기능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교수는 “양악수술을 결심하면 얼굴모양에만 관심이 쏠려 얼굴의 내부구조인 비강과 기도, 구강의 기능이 함께 좋아져야만 숨 쉬고 말하고, 먹기 편해진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미운 오리새끼처럼 예쁜 외모를 갖고도 나쁜 자화상이 계속된다면 아름다운 얼굴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타인이 아닌 자신을 직시하라

아름다움의 기준을 변덕스러운 타인의 눈에 맞추는 미운오리새끼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기준을 두고 얼굴 모양만이 아닌 내부구조와 기능, 마음을 함께 가다듬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외모만이 좋아졌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에는 얼굴과 치아를 똑바로 맞추고 싶어 수술을 결심하지만 점점 예뻐지고 싶어 무리하게 수술을 강행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너무 무리하면 기능과 모양 모두를 잃을 수 있다. 양악수술은 평균적인 얼굴을 위해 태어났다. 분명한 목적을 갖고 전체를 보고 최소한으로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환자들을 만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상담을 하고 수술 후 심정을 들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외모가 변하면 세상도 달라질 줄 알았지만 그건 온전히 자신의 노력여하에 달렸음을 깨닫는다”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과 다른 것이 나쁜 것이 아닌 다른 것일 뿐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새 삶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름다운 얼굴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로 팽창됐던 양악수술 횟수는 차츰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성형외과와 치과 간의 영역다툼도 구강과 턱관절의 기능을 우선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누가 해도 괜찮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외모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자의식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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