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의료전달체계 개편 놓고 의료계 내부 갈등2019-11-12 02:01:00

의료계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두고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의료계 95% 이상 합의를 봤다고 하지만, 경기도의사회에서는 반대 성명을 냈다.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은 보건복지부와 함께하는 TF 회의에 개원의를 대변할 대한개원의협의회 추천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의협에 제출했다.

보건복지부는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위한 의료 전달체계 개선 논의를 위해 의료계, 환자·소비자, 노동계 등을 대변할 사람으로 구성된 ‘의료전달체계 개선TF’를 구성하고 지난 8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9월4일 발표한 ‘의료전달체계개선 단기대책’에 이어 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복지부는 이번 TF 회의를 거쳐 내년 6월 중 '중장기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의사회는 의협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이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을 하나로 묶는 것으로 해석하며 의료전달체계에 맞게 1차, 2차, 3차에 해당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진 이유는 환자가 원하면 어느 병원이든 갈 수 있어서다”라며 “지금 의협이 낸 것은 병원만을 위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의원, 병원, 종합병원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며 “의원급에서 만성 경증 환자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병원에서도 보게 하는 것은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아니다. 의협에서 95% 이상 합의했다고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복지부 협의체에 병원, 종합병원을 대변하는 사람은 있지만, 의원급을 대변할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시도의사회장들도 의료전달체계TF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변할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은 지난 9일 울산에서 열린 회의에서 의료전달체계 TF에 대한개원의협의회 추천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기존 의협 추천위원 세 명 중 한 명의 추천을 대개협에서 하게 해달라고 의협 집행부에 건의했다. 의협은 오는 13일 상임이사회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동석 대개협 회장은 “의료전달체계가 비정상인 것을 국민도, 정부도, 의사도 다 알고 있다”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우리나라 건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대형병원은 커지고 있다. 대형병원에서는 하루에 외래 환자를 만 명 본다고 광고하는데 진료가 6개월 이상 밀리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개원의를 대변하고 문제점을 파악해서 전달할 사람이 TF에 없다”면서 “의사협회는 모든 의료정책을 책임지는 단체다. 의협이 개원의를 대표한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위상을 낮추는 것이다. 개원의 입장을 대변할 대개협 추천위원이 들어가야 한다. 현재 의협의 생각대로 한다면 의원과 병원이 경쟁하게 된다. 전달체계를 제대로 뜯어고쳐 모든 직역이 자기 기준에 맞는 진료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을 대표해 복지부 TF에 참석한 이상운 의협 의료전달체계 개선대책TF 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회의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TF에서 진료의뢰서 확대와 환자회송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현재 42개 상급종합병원에 갈 때만 필요한 진료의뢰서를 100여개 병원으로 늘리고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지 않도록 한 달마다 진료의뢰서를 다시 발급받도록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 상황에서 의료전달체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개선안을 잘못 이해하고 앞서가는 것”이라며 “진료의뢰서에 대한 수가와 함께 진료의뢰서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도 의원급 의료기관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의 경우 의원급부터 병원까지 무한경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진료의뢰서 활용을 확대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협 추천위원을 복지부 TF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의료계에 도움이 될지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본인은 단장으로서 의협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개인의 의견을 내지 않는다. 의협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사람이라면 누가 대표하더라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