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길병원 파업 '일단' 보류됐지만… 불안요소 여전2019-09-11 02:01:00

가천대길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을 보류했다. 15일이란 유예기간을 두고 사측과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10일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는 오는 24일까지 조정기한을 연장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병원 노사가 노력하기로 이야기가 됐다. 조정기한 연장으로 인해 앞서 예고한 10일 오전부터 진행될 파업은 보류됐다.

9일 오전 병원 로비에 설치된 ‘가벽’은 노사 간 갈등이 표출된 사례였다. 병원은 같은 날 오후 로비에서 진행될 ‘파업 전야제’와 2차 파업에 대비해 가벽을 설치했다.

강수진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은 “병원에서 진료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가벽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파업 전야제는 외래 진료가 끝나는 오후 5시 반부터 진행할 예정이었다. 오전부터 가벽을 설치해 오히려 환자의 진료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병원 파업 당시 본관 로비가 막혀 환자가 들어오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진료받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환자의 이동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파업이 합법적인 쟁의 행위라는 데에 인정한다”고 말했다.

가벽을 설치할 만큼 갈등이 커진 데에는 적정임금 보상과 인력충원에 대한 노사간 이견 때문이다. 노조는 15.3%, 병원 측은 5%의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병원 규모가 비슷하거나 더 작은 다른 사립대병원에 비해 인건비가 현저히 낮다고 말한다. 때문에 적정임금 보장을 위한 임금인상 요구라고 주장한다. 통상의 사립대병원의 평균 인건비 비율은 45%. 가천대길병원은 35% 수준이다. 이 차이를 두고 노조는 임금 수준이 낮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노조는 인력충원도 절실하다고 말한다. 노동강도 완화로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선제조건이라는 것. 이들은 "단순한 간호 인력 모집이 아닌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5% 임금인상을 주장했고 지노위의 중재안에 따라 성실히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면서 “인력충원에 대해서도 꾸준히 결원을 충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러 사람을 안 뽑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병원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노조는 병원의 이른바 '노조 탈퇴공작'에 대해서도 분개하고 있다. 병원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었다. 병원 관계자는 “길병원을 둘러싼 여러 이슈로 인해 많은 곳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병원에서 (노조 활동을)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병원 내에 있는 두 개의 노조 간의 갈등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다 보니 위험이 크다”며 “파업하지 않고 타결하기 위해 지노위에서 제시한 15일 동안 접점을 좁혀나가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있던 파업으로 인해 병원도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다. 파업까지 가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 지부장은 “입장이 좁혀지길 바라지만, 밤새 진행한 조정회의에서도 차이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임금인상 폭이 15.3%와 5%의 간극이 아직 큰 상황이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록 파업까지 보름 간의 시간이 남았지만, 길병원을 이용하는 의료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수선한 병원 분위기에 혼란스러움을 느낄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사간 원만한 해결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까? 더 나은 의료 환경에서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길병원이 현재 처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