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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무겁고 시선은 따가워"..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 구인난2019-04-09 03:01:00

전국 신생아중환자실이 간호사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신생아중환자실(또는 신생아집중치료실, NICU) 발령을 꺼려하는 간호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사망사건'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아중환자실에서 일하다 최근 그만둔 간호사 A씨는 "신생아중환자실 지원을 희망하는 신규 간호사가 줄어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력 간호사들도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근무여건은 점점 악화되어가고 환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많은데 인력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지원책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앞서 지난 2017년 4명의 미숙아가 잇따라 사망한 '신생아사망사건' 이후 정부는 신생아중환자실의 인력, 수가 등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NICU의 적정 간호인력 확보를 위해 간호등급제 최상위 등급을 신설하고 1등급 가산율을 기존 45%에서 60%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현재 NICU를 운영하는 의료기관 중 신설된 간호등급 1등급을 유지하는 병원은 거의 없다. 신설 간호등급 1등급(1:0.5명, 간호사 1명당 신생아 1~2명을 담당)을 유지하면 오히려 큰 폭의 적자를 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병원이 간호등급제 2등급(1:0.75미만, 간호사 1명당 아기 3~4명 담당)에 그쳐있는 상황이다.

장은경 병원신생아간호사회장(세브란스병원)은 "NICU를 운영하는 병원들이 간호등급 1등급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1등급을 강화하면서 수가도 올렸지만, 올린 수가가 인건비를 따라오지 못해 1등급을 유지할 경우 적자 규모가 8~10억, 많게는 20억까지 커진다"며 "일반 중환자실보다 손이 더 많이가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경우 간호사 한 명당 3명에서 4~5명까지 봐야하는 등 여전히 인력적으로 열악하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사망사건 이후 의료진을 향한 따가운 사회적 시선도 영향을 미쳤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들이 구속될 당시 NICU 의료진 이탈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장 회장은 "대부분의 NICU 간호사들은 아기를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이대목동병원 사건 이후 간호사들 사이에서 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뉴스를 접하고 사직하신 분들도 더러 있다"며 "무엇보다 힘든 것은 따가워진 현장의 시선"이라고 말했다.

신생아 및 소아 간호 분야는 처치나 투약 기준 등에서 일반 간호 업무와 차이가 큰 만큼 NICU의 인력난이 계속될 경우 향후 의료의 질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손동우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신생아집중치료실장)은 "간호사의 중도사직 문제는 NICU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다만 문제는 NICU는 특수부서이다보니 중도에 경력자 채용에 문제가 있고, 경력자를 채용하더라도 새로 교육하여야 하므로 신규채용과 별반 다르지 않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신생아 의료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다. 손 교수는 "신생아 특히 미숙아에 특수하게 사용되는 재료, 소모품, 약품 등은 공급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수입 허가 등의 절차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고, 수입하려 하지 않는 상황도 생긴다"며 "모든 아기들이 더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정부 뿐 아니라 각계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병민 대한주산의학회 부회장(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정부의 지원책이 많이 생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인력의 충원이고, 전문인력이 양성되려면 아직 충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현 상황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미숙아를 위해 하루 24시간, 365일 애쓰고 있는 현장 의료진에 대한 응원이 가장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