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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부당근로에 내몰리고 있다2018-11-07 01:01:00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명 전공의법이 애물단지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시행돼 10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이 내려진 의료기관만 6곳에 달하는데다, 환자나 의사에게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전공의법은 의사이면서 동시에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쌓는 전공의(인턴 및 레지던트)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그 권리를 보호해 안전한 진료실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환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2015년 12월 제정됐다.

하지만 제정 당시 주당 최대 52시간으로 정해진 법적 근로시간을 초과한 최대 80시간 근무와 36시간 연속근무를 합법화했다는 점, 당직 또는 연장근무의 가산 근거나 위반시 벌칙조항이 삭제됐다는 등의 이유로 비난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게다가 각종 편법과 불법적 근로행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고, 실제 우려와 지적은 현실이 됐다. 전공의의 수련을 담당하는 의료기관들(이하 수련병원)은 80시간 근무를 맞추기 위해 휴게시간을 새벽에 설정하거나, 근무표를 조작하는 등의 위법 행위를 자행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전국 수련병원 중 민원이나 제보가 있었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해 6곳에 대한 행정처분을 확정, 통보했다. 이들 중에는 전공의법에서 정한 주당 80시간을 지킨 것처럼 꾸미고 초과근무에 대한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연장근무수당조차 지급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이와 관련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사진)은 “주당 40시간을 초과한 근무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80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경우가 여전히 허다한데다 80시간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경우 불법이 돼 80시간을 초과한 근무에 대한 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경우들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현장조사에 나섰던 복지부는 “전수조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법에 의거해 1년에 1번 이뤄지는 수련환경평가와 함께 수시모니터링을 해나며 관리를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이번의 경우에도 민원을 받아 위반사례가 발생하면 조사를 통해 처분을 내렸다”면서 “이번 처분을 통해 수련병원들이 경각심을 갖고 관행이란 말로 유연하게 하려던 생각들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은 지지부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연차휴가 미사용자와의 합의가 전제된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지급을 별다른 합의 없이 수령하도록 종용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는 것이 원칙이며, 청구시기에 휴가를 줄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정이 있을 때에만 시기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수련병원들은 관련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대전협으로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한 수련병원은 전공의에게 하계휴가 등의 명목으로 5일간의 연차를 사용하는 것만 허용하고, 나머지 미사용 연차휴가는 수당으로 받도록 임의로 강제했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연차휴가 사용 대신 미사용수당을 받도록 수련병원들이 강제하는 등 부당한 갑질을 하고 있다”며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법이나 근로기준법 및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공문을 발송하고, 피해사례가 다수 확인도니 병원의 경우 사업장 소재지 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정용욱 대전협 부회장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중소 수련병원은 물론, 대한민국 의료를 선도한다는 국공립대병원에서조차 이런 불법적인 일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치 못 한다”면서 “병원의 부당한 갑질로 인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전공의들은 의사지만 동시에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쌓고 있는 학생이다.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없다고 운영이 안 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결과적으로 환자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피해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전공의가 값싼 노동력 취급을 받지 않고, 전공의가 없이도 의료서비스가 환자에게 제대로 제공될 수 있도록 병원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한다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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