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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건강보험제도 개편에 이주민 등 반발2018-06-19 00:11:00

보건복지부 발표한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전국 68개 인권·노동·이주 단체들이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차별을 유지·강화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최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국내 체류 등록 외국인이 늘어나고,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 및 이용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및 자격 관리체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3개월 이상 체류한 외국인(직장가입자 및 직장 피부양자 제외)은 본인의 필요에 따라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6개월 이상 체류한 경우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하게 된다. 또 유학·결혼으로 인한 입국 시에는 입국한 날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난민 인정자와 달리 건강보험 지역가입 자격이 인정되지 않았던 인도적 체류허가자도 근로자가 아닌 경우 지역가입자로 가입한다.

건강보험료의 경우 외국인은 국내에 소득·재산이 없거나 파악이 곤란한 경우가 많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에 대해 전년도 건강보험 가입자 평균보험료 이상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험료 일부가 경감되는 유학·종교 등 체류자격 외에, 난민과 인도적 체류허가자에 대해서도 보험료 일부를 경감키로 했다.

외국인 체류기간 만료 또는 근로관계 종료시에는 즉시 자격관리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관 기관 간 정보 연계를 강화해 외국인의 건강보험 자격 상실 후 급여 이용을 차단할 계획이다. 또 건강보험증 대여·도용 등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신고포상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국 68개 인권·노동·이주 단체들(경기이주공대위,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이주인권연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 공익법센터 어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은 18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주민에게 건강보험 지역가입 의무화하면서 가입 요건은 강화했고, 소득·재산과 무관하게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보험료 부과 규정 유지로 저소득층 또는 실직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은 여전히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또 가입자격 기간 확대로 건강보험 지역가입의 공백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었고, 건강보험 미적용 사업장에 외국인 고용허가, 당연가입 사업장이라도 감독 및 제재조치가 없는 현실에 대한 개선 대책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장기체류 이주민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건강보험 적용인구를 늘리겠다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도덕적 해이 방지,’ ‘내·외국인간 형평성 제고’ 등 마치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부정수급의 주범이며 부당하게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건강보험 가입의 의무와 책임을 이주민 당사자에게만 부과하고 있다는 점과 이주민의 건강보험 지역가입에 장벽이 되어온 체류기간 요건은 강화하면서 차별적인 보험료 부과기준은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액의 의료비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주민 환자들을 몰아넣고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이 기간을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다면 장기 체류 이주민들의 건강보험 공백기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주민의 지역가입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도 전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는데 “지금까지도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낮거나 실직 상태에 있더라도 매달 10만원 가까이 내야 했던 높은 보험료였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주민의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 공정하게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대신, 차별적인 규정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며 “그러면서 이주민들에게 지역 건강보험 의무가입을 강요하는 것이 정당한지, 게다가 실효성은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재 조치와 처벌 강화보다 실질적인 건강보험 가입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직장건강보험 당연가입 사업장에 대한 건강보험 가입여부 감독방안을 마련하고, 고용허가 발급 시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결혼·유학 외에도 장기체류가 확실한 체류자격 보유자에 대해 입국 혹은 외국인등록과 동시에 지역건강보험 가입자격 부여 ▲건강보험료 산정방식에서 내?외국인간 차별을 폐지하고, 이주민에게도 소득?재산 등에 따른 공정한 보험료 부과 ▲이주민이 그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인권·노동·이주 단체들은 “지금까지 건강보험은 이주민들에게 체류자격과 체류기간의 제한을 두고,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책정함으로써 가입 장벽을 높게 쳐왔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주민에 대한 기존의 비형평과 불공정은 유지·심화하면서, 가입은 의무화하고 제재와 처벌은 강화하는 방안을 외국인 건강보험제도 개선책으로 내놓았다”며 “복지부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권리가 이주민 또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는 관점에 입각해 개선방안을 재고하고, 형평성과 공정성에 기반해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외국인 진료인원은 줄었지만 1인당 급여비와 1인당 진료비는 증가한 것은 비싸고 돈 많이 드는 치료를 한국에서 하고 있는 것 이라며,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문제를 제기했다.

또 2016년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13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사용 금액이 전체 부정사용의 60%인 127억원에 달하고, 2015년에만 4만3383명이 적발됐다며,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사용은 성실 납부하는 국민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건강보험 재정누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외국인 재외국민 보험료부과 및 급여현황’에 따르면 2007년 부과 보험료는 1490억원(외국인 1340억원, 재외국민 150억원)에서 2008년 2202억원(외국인 1982억원, 재외국민 219억원), 2010년 3186억원(외국인 2925억원, 재외국민 261억원), 2012년 4737억원(외국인 4400억원, 재외국민 337억원), 2014년 6074억원(외국인 5743억원, 재외국민 330억원), 2016년 7785억원(외국인 7476억원, 재외국민 308억원)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진료비는 2016년 7459억원으로 보험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급여비(공단부담)는 2007년 993억원(외국인 843억원, 재외국민 149억원)에서 2011년 2000억원을 넘긴 뒤 2013년 3051억원(외국인 2809억원, 재외국민 242억원), 2015년 4378억원(외국인 4175억원, 재외국민 203억원), 2016년 5532억원(외국인 5319억원, 재외국민 213억원)으로 증가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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